[수능 1등급 만들기 프로젝트] 모의고사 활용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2면

지난 17일 고 1, 2학년 학생들은 부산시교육청이 주관한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치렀다. 120만3000명이 응시한 전국 단위 모의고사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시험이었다. 그런데도 많은 학생이 중간고사를 준비하느라 또는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에 실망해 모의고사 시험지를 두 번 다시 꺼내보지 않는다. 학습 전문가들은 지난 시험에 대한 분석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수능 1등급 만들기 프로젝트팀이 모의고사 활용법에 대해 조언했다.

최은혜 기자

17일 치러진 전국연합학력평가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약점을 보충할 수 있다. 고교생들이 모의고사 시험을 본 뒤 함께 답을 맞춰보고 있다. [최명헌 기자]

교육청 주관 모의고사는 사설 업체의 모의고사에 비해 응시인원이 많고 문제의 질도 높다. 수능시험에 대비해 자신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판단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비상공부연구소 박재원 소장은 “10시간을 투자해 시험을 분석하면 방향성 없이 100시간을 공부하는 것보다 높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가장 집중해 문제를 풀었기 때문에 복습의 효과도 뛰어나다는 것.

먼저 영역별 성적을 전체적으로 분석한다. 목표로 했던 점수와 실제 획득 점수를 비교하고, 틀린 문제의 오답 요인을 분류한다. 그런 다음 문항별 분석표를 만들어 개별 문항들에 대한 자신의 풀이를 평가한다. 해당 문제와 관련된 단원 및 개념은 무엇인지, 문제 유형은 어떤 것인지, 난이도는 어땠는지, 왜 틀렸는지를 기록한다. 맞힌 문제라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면서 느꼈던 유의사항이나 개선해야 할 점을 적어두면 도움이 된다.

오답노트를 만들 땐 틀린 이유를 개념·지식의 측면과 사고 과정의 측면으로 구분해 분석하는 것이 좋다. 교과 지식을 잘못 알았거나 완전히 알지 못해 틀린 것이라면 관련 내용을 다시 정리하면서 암기하면 된다. 모의고사에 출제된 개념과 교과 지식은 반드시 기억하고 넘어가는 것이 좋다. 논술이나 면접에 필요한 배경 지식을 쌓는 데도 도움이 된다.

만약 문제가 요구하는 사고 과정을 파악하지 못해 틀렸다면 자신의 풀이 과정과 올바른 정답 풀이를 나란히 적어 비교해 봐야 한다. 그런 뒤 교정해야 할 부분을 찾아 적어둔다. ‘이럴 땐 이렇게’라고 자신의 사고 과정을 바로잡는 연습이 필요하다. 특히 수리영역은 사실적·비판적·창의적·추론적 이해 등 정답을 찾는 데 필요한 사고 과정이 무엇인지 분석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모의고사에서는 문제의 오답·정답뿐 아니라 시험에 응하는 실전 감각에 대해서도 되돌아볼 수 있다. 평소 실력보다 점수가 낮게 나오거나 시험에 집중할 수 없다면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고민해 다음 모의고사에서 개선해 나가도록 한다.

CS컨설팅의 노상욱 매니저는 “학부모들도 성적만 놓고 자녀를 평가하지 말고 함께 성적표를 놓고 취약점 분석과 해결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적표의 각 항목이 의미하는 바를 정확히 이해하고 학습 개선의 지표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모의고사 성적표 보는 방법

원점수 맞힌 문제따라 단순 합산된 획득 점수.

표준점수 전체 응시자의 평균 점수와 내 점수의 거리를 보여주는 점수. 시험의 난이도에 따라, 다른 학생들의 성적에 따라 달라진다. 원점수보다 표준점수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백분위 모의고사에서는 전국 응시자들 가운데 내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급·학교 석차보다는 전국 백분위 점수의 변화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영역별 득점 듣기·쓰기·읽기, 계산·이해·추론 등 문항의 평가 영역에 따라 득점을 구분한 것. 자신의 취약 영역을 확인할 수 있다.

정답률 전체 응시자들이 문제를 맞힌 비율에 따라 체감 난이도 등급을 매긴 것.

보충학습이 필요한 문항 전체 응시자의 정답률은 높으나 내가 틀린 문제. 가장 쉽게 점수를 올릴 수 있어 우선 복습할 필요가 있다.

수능1등급 프로젝트 참가자들의 모의고사 궁금증 베스트

[1] 시험을 보고 나면 다시 들여다보기 싫은데 어쩌죠?

“공부 과정보다 성적에만 집착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시험에 대한 자신의 기본적인 마음가짐을 재점검해야 한다. 몰랐던 것을 확인하고 자신의 현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하겠다고 생각하자.”

[2] 오답노트는 반드시 만들어야 하나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고 판단된다면 굳이 만들 필요는 없다. 사람에 따라 시험지를 묶어 파일로 정리해 두고 포스트잇 등으로 표시해 두는 방법도 좋다. 필요할 때 찾아볼 수 있도록 정리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3] 틀린 문제가 너무 많아요.

“시험에서 맞는다고 생각하고 풀었지만 틀린 문제와 많은 학생이 맞혔으나 자신은 틀린 문제를 골라 먼저 복습하면 된다.”

[4] 당장 공부할 게 많은데 꼭 지금 다시 봐야 하나요?

“자신이 어떤 과정으로 풀었다가 틀렸는지는 시간이 지나면 제대로 기억하기 힘들다. 자신의 문제 풀이에 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 먼저 정리해 두는 것이 좋다.” 

영역별 학습 TIP

언어영역

시 점수에 날개 달자 김홍석 강사

[1] 시적화자의 위치를 확인한다.

시적화자의 등장 여부는 전체 정서나 주제와 관련해 결정된다. 다음으로 시적화자가 언급하는 시·공간적 배경을 찾아 본다. 시간과 공간은 주제와 연관성을 갖기 때문이다. 유의할 것은 언급된 공간(장소)에 꼭 시적화자가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내 마음은 호수’라고 했을 때 호수는 관념 속 공간의 성격을 갖고 있다.

[2] 시적화자의 인식과 상황

상황은 인식과 맥을 같이한다. 부정적 상황으로 된 시구를 보면 “시적화자는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구나”라고 느끼게 된다. 예를 들어 ‘캄캄한 대낮’이라는 표현에서 ‘대낮’은 밝음에도 불구하고 ‘캄캄한’이라는 수식어로 상황(현실)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외국 어영역

문법 공부 오렌지 강사

수능에서 문법은 두 문항이 출제될 뿐이지만, 실제로는 체계를 잡아주고 독해에서도 필수적이라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우선 ‘문법’하면 뭐가 떠오르는지 따져 보자. 대답하기 쉽지 않다면 문법의 기본 틀부터 잡는 것이 중요하다. 크게 편을 나눠 명사 편에는 ‘명사-대명사-형용사-관계사’, 동사 편에는 ‘동사 종류-태-시제-조동사-가정법’ 이런 식으로 틀을 잡는다면 공부하기 수월해질 것이다. 다음은 파트별로 핵심부터 정리하는 것이다. ‘명사 편에서 중요한 것 두 가지’ ‘대명사 편에서 중요한 것 네 가지’ 식으로 구조를 잡고 세부적인 문법을 살펴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기본틀을 잡은 후 기출문제를 꼼꼼히 분석하고 그에 맞게 세부 내용들을 첨가해 나가면 된다.

수리영역

오답노트 활용법 이왕열 강사

[1] 문제를 직접 써라. 쓰다보면 문제 풀 때 생각나지 않던 내용이 떠오를 수 있다.

[2] 반드시 풀이를 써 놓는다. 이해하지 못했더라도 일단 베껴서라도 써 놓을 것. 그렇지 않으면 질문거리만 늘어날 수 있다.

[3] 오답노트는 매일 정해진 분량을 만든다. 그날 틀린 문제, 혹은 맞았더라도 헷갈렸던 문제 중에서 하루 3~4문제를 반드시 오답노트에 기록한다.

[4] 이해하지 못한 문제는 선생님·친구에게 질문하여 반드시 해결하도록 한다.

[5] 일주일 동안 모인 약 20개의 오답 문제를 정해진 시간에 반드시 다시 확인한다.

[6] 다시 풀어도 해결되지 않거나 또 틀린 문제들은 따로 체크해 놓는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이런 문제들을 따로 모아 푸는 시간을 갖도록 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