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살리기'에 바빠진 교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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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여름은 우리가 떠나온 농촌을 생각하는 계절. 대학생 농활이나 휴가를 통해 농촌으로 내려가보면 농촌의 피폐상을 그대로 피부로 느낄 수 있다. 값싼 외국농산물 수입으로 돈이 안돼 농사 지을 것이 없고, 농사 지을 사람도 없으며 농업 정책마저 없는 소위 3무 (三無) 의 농촌을 살리기 위해 종교계도 부쩍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불교귀농학교를 개설해 농촌공동체적 삶을 가꾸어오고 있는 불교계도 올 9월 11일 불교도농공동체 운동본부 창립을 앞두고 농민과 불교계, 그리고 사회 각단체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불교계는 교구 본사를 중심으로 지역 신행단체, 사회단체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8월 20일 불교도농공동체의 운동과 이념, 실천과제, 사회적 의미와 전망을 따지는 토론회를 가질 예정이다.

인간과 인간, 그리고 흙이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위해 많은 토지를 가지고 있는 불교계도 농업살리기에 힘을 모아나가기로 한 것이다.

18일은 한국 천주교회가 제정한 농민주일. 천주교는 96년부터 7월 셋째주를 농민주일로 정하고 먹거리의 오염과 농촌문제, 생태계 파괴 등 인간 삶의 기본을 위협하는 것들에 대해 전교회적으로 대처해오고 있다.

'도.농 공동체 활동' 과 '창조질서의 보존' 을 두 축으로 한 이 운동은 그동안 1백여 생산자 공동체인 우리농마을과 1백30여 소비자 공동체인 우리농생활협동조합간의 인적.물적 교류의 토대를 마련했다.

정명조주교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는 농민주일을 맞아 '하느님께서 곡식을 가꾸어주셨습니다' 라는 담화문을 발표 "편리함과 물질적 이익이 지배하는 죽임의 문화 속에서 생명이 살아 숨쉬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자 "며 도시와 농촌간 나눔과 섬김의 문화를 적극적으로 열어갈 것을 호소했다.

천주교는 교구별로 기념미사를 비롯해 농촌운동을 위한 2차헌금 모금, 우리농산물 직거래, 농촌본당현장체험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또 전국귀농운동본부 (02 - 742 - 4611) 와 전국10개 지역 귀농학교와 연대해 귀농자들의 안정된 농촌정착을 위해 협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한편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한국가톨릭농민회.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 등 농민단체들은 "은총의 대희년을 농민들과 함께하기 위해 ▶농가부채탕감.도농연대를 위한 지속적인 교육과 공동체의 활성화^2차헌금을 통한 안정된 재정기반 확충 ▶직거래장 확충" 등을 교회에 요구했다.

이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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