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고 있는 정치권] 인천출신 의원 3~4명 연루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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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경기은행이 퇴출 저지를 위해 서이석 전 은행장과 임창열 경기도지사의 부인 주혜란씨를 통해 정치권에 거액을 주고 로비를 했다는 설 (說) 이 퍼지면서 정치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경기은행이 인천지역의 간판 금융기관이었던 탓인지 이 지역 정치인들

의 이름이 자주 나오고 있다.

익명을 부탁한 한나라당 당직자는 "경기은행의 퇴출을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지역사회에서 형성됐던 만큼 이 지역 정치인들이 로비자금을 부담없이 받았을 것" 이라며 로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런 정황에 대해 여권 관계자도 "로비 자금이 건너갔을 가능성이 크다" 고 인정했다.

현재 정치권에 나도는 연루 의원은 인천지역 국민회의 의원을 포함한 3, 4명 정도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현재까지 뇌물수수 혐의가 드러난 공직자는 林지사 한 사람이지만 실제로는 더 많은 사람이 관련돼 있을 것" 이라며 "林지사보다 더 확실하게 경기은행을 위해 총대를 멘 사람이 있다" 며 여권의 중량급 인사를 거론하기도 했다.

그러나 로비 대상으로 거론된 인천지역 국민회의 의원은 로비설에 대해 "어이 없다" 며 일축했다.

그는 "경기은행이 퇴출되기 직전인 지난해 6월 말 '왜 정치권이 가만히 있느냐' 는 지역여론 때문에 시지부 소속 의원들이 모여 논의한 적이 있다" 고 말했다.

그는 "당시 부실은행 퇴출은 정부가 개혁 의지를 갖고 추진하는 일이어서 관여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며 "우리는 결국 아무런 힘을 쓰지 않았다" 고 말했다.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은 "朱씨나 徐전은행장이 혼자서만 당하지는 않을 것" 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검찰 수사가 진전되면 결국 정치인들의 이름이 튀어나올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여권 중량급 인사의 경우 경기은행건 말고도 여러 건의 비리가 사정기관에서 파악된 상태여서 결국 사법처리될 것" 이라는 얘기가 여권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이하경.이정민.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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