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 소장 피카소 그림등 14점 1,500억 진품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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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재미 교포 미술품 중개상 김용석 (金容錫.47) 씨가 4개월전 빼앗겼다가 되찾은 서양화에 대한 진품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金씨는 지난 10일 경찰에서 "되찾은 작품 14점은 피카소 (4점) 와 앙리 마티스 (1점) 및 살바도르 달리의 판화 (2점) 등 서양 현대미술 거장들의 진품들로 시가로 약 1천5백억원대에 이른다" 고 주장했다.

金씨는 또 "이 작품들은 아버지가 미국에서 60년대부터 모으기 시작한 것들로 미국의 유명한 감정협회의 감정을 끝냈다" 며 미국 '내셔널 필름 아트 소사이어티' 등의 단체에서 84년 작성한 감정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그는 "가족의 숙원사업인 미술관 건립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이들 작품을 팔려고 국내에 반입했다.

85년부터 모두 2만여점의 미술품을 고국에 기증했으며 이번 작품들도 절대 가짜가 아니다" 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미술계 등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문제의 작품들을 감정한 경희대 예술학부의 최병식 (崔炳植.45) 교수는 "아직 진품 여부를 얘기하기 어려우나 金씨가 감정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단체들의 신뢰도가 떨어진다" 며 "그 정도의 고가 미술품을 한국인이 소장하고 있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고 말했다.

경찰도 고가의 미술품을 소장하면서 도난방지장치.보험가입 등 기본적인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점 등으로 미뤄 金씨 주장을 액면 그대로 믿지 않고 있다.

한편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11일 이 작품들을 강탈한 혐의 (특수강도) 로 朴모 (35.무직.서울 도봉구 창2동) 씨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손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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