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인도가 달려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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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은 인구는 국가 발전에 짐이 될까, 아니면 성장을 위한 자산일까.

이런 논쟁이 한창이던 인도에서 최근 '11억 인구가 인도의 경쟁력'이라는 새로운 시각이 대두하고 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이 4일 보도했다. 인도의 일부 주는 산아제한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인도에선 "불어나는 인도 인구가 국가 성장을 막고 자원을 고갈시킨다"는 것이 통설이었다. 그래서 인도 정부는 두 자녀 이상의 농업 종사자들에게는 수도세를 50% 더 부과하는 등 출산율을 낮추기 위해 몸부림쳐 왔다. 인디라 간디 전 총리는 1970년대 빈민들이 불임수술을 받도록 하는 등 엄격하게 산아제한 정책을 밀어붙였다. 그럼에도 인도 인구는 4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58년 동안 약 3배로 불어나 11억 명에 이른다.

그러나 최근 인구 문제를 새롭게 보자는 분석이 나오기 시작했다. 인도 소프트웨어 기업협회장인 제리 라오는 "인도의 거대한 인구는 오히려 국가의 자산"이라며 "많은 인구 덕택에 인도는 '큰 나라'가 될 수 있고, 할 수 있는 것도 많고, 세계의 주목을 받는 것도 이점"이라고 말했다.

최근 골드먼 삭스는 "2035년이면 인도가 일본을 제치고 경제 규모 면에서 세계 3위(7조8000억 달러)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도가 부유해서가 아니라 인구가 많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규모가 커진다"는 의미였다. 인도에서 넘쳐나는 어린이 인구가 중국을 따라잡을 인도의 희망이라는 낙관론까지 나왔다. 리콴유(李光耀) 싱가포르 전 총리는 최근 "중국이 엄격하게 '한 자녀 갖기 운동'을 실시한 것이 큰 실수였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비하면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젊은 나라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모건 스탠리 투자은행은 최근 "2020년 인도인의 평균 연령은 29세지만 중국. 미국인의 평균 연령은 37세, 서유럽인은 45세, 일본인은 48세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인도 테크놀로지연구소의 디팍 파탁 교수는 "인도에서는 매년 2900만 명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2400만 명이 일터로 쏟아져 나온다"며 "선진국이 고령 인구를 보살펴야 할 때 인도에서는 생산력과 소비력이 왕성한 경제활동 인구가 넘쳐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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