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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도서관 730만 점 책 부자, 『월인석보』『동의보감』등 보물 소장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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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호 22면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고,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도서관 이용도 마찬가지다. 공공도서관에 대한 기본적인 궁금증을 문답으로 정리한다. 도서관 이용뿐 아니라 도서관에 불만을 제기하고 개선을 촉구하는 데도 알아두면 좋을 정보다.

도서관이 궁금하다

▶도서관의 책, 누가 언제 사나
공공도서관은 대개 도서선정위원회에서 구입할 책을 정한다. 그 바탕이 되는 도서목록은 일선 사서들이 만든다. 연간 구입 횟수는 도서관마다 다르다. 매달, 혹은 수시로 책을 사는 곳도 있지만, 분기 단위나 연 1~2회에 그치는 곳도 많다. 신간을 비롯, 원하는 책을 빨리 보려면 ‘희망도서’로 신청하는 방법이 있다. 희망도서는 공공도서관 마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선정위원회를 거치지 않고도 서둘러 구입한다는 게 도서관 관계자들의 귀띔한다.

그 결과는 신청자에게 휴대전화 문자 등으로 알려 이용우선권을 준다. 다만 도서관마다 자료수집 원칙에 따라 신청을 해도 사지 않는 책이 있다. 초·중·고 문제지가 대표적이다. 통속 장르의 소설, 발행된 지 오래된 책, 고가의 도서 등을 제외하기도 한다. 고가의 도서를 제외하는 이유에 대해 또 다른 도서관 관계자는 “한정된 예산을 두고 30만원짜리 사진집 한 권보다는 1만원짜리 단행본 30권을 선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늘어가는 책, 어떻게 하나
무한정 서가를 넓혀갈 수 없는 이상 도서관에서는 어떤 책을 사느냐 못지않게 어떤 책을 없애느냐도 중요한 문제다. 도서관에서 책을 없애는 것은 소장 목록에서 삭제한다는 의미로 ‘제적’이라 부르기도 한다. 도서관마다 규칙을 정해두고 정기적인 장서 점검을 통해 제적할 책을 고른다. 이용자가 없는 책, 지나치게 훼손된 책, 여러 권을 소장한 책 등이 주요 대상이다. 그런 책이라도 마구 없앨 수는 없다. 도서관에서 없앨 수 있는 책의 규모는 법률에 따라 고시된다.

현재는 연간 7%다. 즉 1만 권의 장서를 지닌 도서관이라면 한 해에 700권까지 없앨 수 있다. 도서관이 책을 없앤다고 해서 그 책이 곧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 도서관에서 필요 없는 책이라도, 이를 필요로 하는 다른 곳이 있다. 새로 문을 연 학교 도서관이나 병영·교도소·병원 등의 문고가 그런 예다. 이렇게 책이 돌고 도는 와중에도 한 곳의 도서관이 소장한 책은 점점 늘어가게 마련이다. 이 때문에 도서관 관계자들은 지역별로 열람이 아니라 보관만을 위한 도서관, 즉 공동서고를 지어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책이 제일 많은 도서관은
국내에서는 서울 서초동의 국립중앙도서관이다. 약 730만 점의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현행 도서관법은 책을 펴내면 국립중앙도서관에 의무적으로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관련 공공기관에 도서를 제공하는 것을 납본이라고 부른다. 국립중앙도서관의 소장 자료는 70% 이상이 납본을 통해 수집됐다. 예컨대 여느 공공도서관이 수집하지 않는 초·중·고 문제집도 국립중앙도서관의 납본 대상이다. 그렇다고 국립도서관이 개관한 1945년 10월 이후 국내에서 나온 책이 빠짐 없이 모아진 것은 아니다.

도서관정보정책기획단 김명희 팀장은 “국립중앙도서관에 납본이 도입된 것은 1960년대인데, 처음부터 엄격하게 시행되지는 않아 누락된 책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납본을 처음 의무화한 나라는 16세기 프랑스다. 현재는 여러 나라 대표 도서관에 도입돼 있다. 무료로 제공받는 곳도 있고, 국립중앙도서관처럼 정가의 50%를 납본보상금으로 주기도 한다. 대표 도서관으로 국립중앙도서관의 주요 업무에는 자료의 수집·제공은 물론 ‘보존관리’가 규정돼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이 여느 공공도서관과 달리 관외 대출을 하지 않는 것도 이런 ‘보존’을 위해서라는 것이 도서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세계적으로는 19세기 초 설립된 미국 워싱턴의 미의회도서관이 책이 가장 많은 도서관으로 꼽힌다. 책 3200만 권을 포함, 1억4000여만 점의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사서의 역할은 뭔가
한마디로 도서관의 전문가다. 책을 수집해 관리하고 이용을 돕는다. ‘로렌조 오일’은 사서를 설명하는 데 도서관 관계자들이 즐겨 예로 드는 할리우드 영화다. 치명적인 희귀병에 걸린 아들을 둔 부모가 직접 그 치료법을 찾아나서는 줄거리인데, 도서관에서 자료를 찾는 부모에게 도움을 주는 이가 바로 사서라는 얘기다. 국립중앙도서관 홈페이지에는 ‘사서에게 물어보세요’(www.nl.go.kr/ask)라는 서비스가 있다. 이용자가 질문을 올리면 전국 공공도서관의 사서들이 답변을 해준다.

포털사이트의 지식 관련 서비스가 네티즌들끼리 주고받는 방식인 반면, 사서들은 도서관 소장 자료를 바탕으로 한 정보를 알려준다. 도서관 열람실에서도 어떤 정보를 무슨 책에서 찾을 수 있을지 짐작하는 좋은 방법이 사서에게 묻는 것이다. ‘도서관에서 독자들은 책을 읽고, 사서는 독자를 읽는다’는 말도 있다. 사서가 이용자의 특성을 파악해 그에 따른 도움을 줘야 한다는 의미다. 예컨대 숙제를 하러 온 초등학생에게 즉답이 나와 있는 책의 페이지를 펼쳐주는 식은 바람직한 도움이 아니라는 얘기다.

도서관에 보물이 있다던데
『조선왕조실록』『승정원일기』 등 국보 여러 점을 소장한 서울대 규장각을 예로 들 수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국보인 『십칠사찬고금통요』(중국 역사를 간추린 원나라 때 책. 세조 때 조선 최초의 동활자인 계미자로 인쇄), 보물인 『월인석보』 『동의보감』 등을 보유하고 있다. 국보급은 아니라도 역사가 오랜 도서관에는 대개 고서나 일제시대 발행된 자료 등이 전해지고 있다.

그 역사가 일제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서울의 남산도서관·종로도서관, 부산시민도서관 등이 그런 예다. 이런 자료 목록은 각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고서와 일제시대 신문 등은 홈페이지를 통해 원문을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지역정보 등 저마다 특색 있는 자료를 수집하려는 공공도서관이 늘어가는 추세다. 정독도서관· 부산시민도서관은 여러 문중의 족보를 모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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