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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죽음의 춤 '부토' 한·일아트페스티벌서 집중조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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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죽음의 춤, 또는 암흑의 춤으로 불리는 일본의 부토 (舞踏) .최근 들어 크고 작은 부토 공연이 잇따르면서 이 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부토의 최근 흐름을 보여주는 제2회 한.일 아트 페스티벌이 열려 눈길을 끈다. 02 - 338 - 9240. 7월1~12일까지 씨어터 제로에서 열리는 이 페스티벌에는 한.일 양국의 전위적 성향의 예술가 22명이 참가한다.

춤과 록음악.재즈.마임 등이 한데 어우러지는 다양한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역시 부토무용가 네 사람의 연속공연이다. 부토 창시자의 한 사람인 히지가타 타츠미를 사사한 와구리 유키오를 비롯해 26세의 신세대 부토 무용가 이시카와 마사토라 등의 춤이 소개된다.

이처럼 부토를 집중적으로 무대에 올리는 것은 각국의 전통 속에 뿌리박혀 있는 문화적 특성과 여기서 싹튼 실험적 계승을 보여 주려는 시도. 전위라는 것도 국적불명의 예술형태가 아니라 고유한 문화적 특수성과 맥을 같이 한다는 점을 말하려는 것이다.

일본의 부토와 함께 전통연희 개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민속학자 심우성씨의 1인극이 파격과 전위로 무장한 젊은 예술가들과 함께 무대에 서는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볼 수 있다.

7월1~3일 가장 먼저 무대에 서는 이시데 다쿠야는 일본의 전위 록밴드 재생공방과의 공동작업 '허무를 위한 제물' 을 펼친다.

지난 90년부터 함께 공연을 펼쳐온 이들은 베를린 장벽 붕괴 후 베를린 시 초대로 현지에서 여러 차례 공연하기도 했다.

이들과 함께 한국의 언더그라운드 록밴드 어어부프로젝트와 심우성의 1인극 '결혼굿' 이 펼쳐진다.

이어서 부토의 한 갈래인 북방부토파 계열인 다케노우치 아츠시의 '자연' 이 4~6일, 이시카와 마사토라의 게릴라적 부토가 7~9일, 와구리 유키오의 '나선의 꿈' 이 10~12일로 각각 잡혀 있다.

다케노우치는 제대로 갖춰진 공연장보다는 자동차에 짐을 싣고 다니며 일본 전국곳곳을 누비는 순회공연으로 관객과의 교감을 중요시 여기는 무용가로 알려져 있으며, 이시카와는 게릴라적인 거리 퍼포먼스로 주목받았다.

일본은 물론 지난 97년 서울과 전주 등 한국 여러 도시에서도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 기간에 한국 예술가로는 유진규 (마임).김제영.최상철.황미숙.방희선 (현대무용).임성옥.김영미.이애현 (한국무용).강태환 (재즈) 등이 무대에 선다. 공연과 함께 11~13일 오전 11시에는 와구리 유키오의 부토 워크숍도 마련돼 있다.

일본 현대무용에 관심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직접 부토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로 단순히 공연을 관람하는 것 이상의 색다른 재미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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