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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의 책사랑] 현대백화점 하원만 사장

중앙일보

입력

“고객 감동의 아이디어도 책 속에서 찾습니다.”

현대백화점 하원만 사장의 사무실 한켠에는 300여 권의 책이 빼곡히 꽂혀 있다. 경제·경영서에서부터 고전·소설·시집·에세이·문화예술 관련 서적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선물받은 책도 있지만 한 달에 두 권 정도는 직접 구입해 읽는다. 20년 넘게 백화점에서만 근무해 온 그가 이처럼 다양한 책을 읽는 이유는 경영철학과도 관련이 있다.

“고급 제품만 갖췄다고 다 고급 백화점입니까? 고급스러운 서비스가 뒤따라야 진정한 고급 백화점이죠. 그런 서비스는 직원들이 고객 한명 한명의 취향과 감성을 이해할 때 가능합니다. 그러자면 다양한 책읽기는 필수죠.”

갈수록 경쟁이 거세지는 유통업계에서 그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위해 문화 마케팅을 부쩍 강조하고 있다. 요즘 그의 책읽기도 이 부분에 집중돼 있다. 최근 읽은 책으로는 『문외한씨,춤 보러 가다』(제환정·시공사)와 『코카콜라는 어떻게 산타에게 빨간 옷을 입혔는가』(김병도·21세기북스)를 든다.

『문외한씨…』는 공연을 보러 간 가상의 인물을 통해 무용이라는 예술 장르를 전반적으로 소개하는 책으로 무용의 개념·역사·관람 에티켓 등을 파악하는 데 유용했다는 설명이다. 『코카콜라…』는 산타클로스의 이미지를 만들어 겨울 매출을 끌어올린 코카 콜라의 전략 등 고정 관념을 깬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다룬 책이다.

그는 평소 책을 들고 다니며 직원들에게 자주 권하는 편이다.

“책을 많이 읽는 직원일수록 생각이 개방적이고 창의적입니다. 올해 경영방침을 내부역량 강화로 정했는데 소양과 능력을 키우는 데 책읽기만한 것이 없죠.”

그의 영향 때문인지 현대백화점은 점포마다 다양한 독서클럽이 생겨나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본점 식품팀 직원으로 구성된 ‘그린 스터디’의 경우 유기농 관련 서적 등 최근의 웰빙 열풍을 분석한 책들을 읽고 토론회를 연다. 올 초에는 2000권의 책을 갖춘 사내 도서관을 마련해 직원들이 틈틈이 책을 빌려보도록 했다. 하 사장은 사내 게시판에 추천도서를 올려 직원들이 함께 읽고 토론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존 그레이·친구), 『위대한 상인의 비밀』(오그 만디노·문진), 『엄마를 잡아라』(마리아 베일리·거름)등이 대표적인 책이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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