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폐창 구조조정 강사장 '혼자안했다' 발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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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구속중인 강승회 (姜勝會) 조폐공사 노조위원장은 11일 오후 수감중인 대전교도소에서 노조원들과 접견, 지난해 11월말께 강희복 (姜熙復.53) 사장과 대전시내 모처에서 만났을 때 "조폐창 조기 통합 등의 구조조정이 너무 심한 거 아니냐" 고 질문하자 姜사장이 "내가 혼자 결정했겠느냐" 고 답했다고 밝혔다.

姜위원장은 당시 이같은 대답을 통해 조기 통폐합 등의 배경에 다른 누군가가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姜위원장은 또 "지난해 9월 18일 공안합수부 회의 (현 공안대책협의회)가 열린 바로 다음날인 19일 姜사장과 본부장.창장 등이 참여한 경영조정회의가 개최됐다" 고 밝히고 "진실 규명을 위해 당시 회의에서 논의된 사항을 공개하라" 고 요구했다.

노조는 구속된 姜위원장이 평소 자신의 일정과 통화 내역 등을 꼼꼼히 적어놓은 수첩의 12월 7일 난에 '파업 유도 말려들어' '검찰 강경' 등의 문구가 발견됐다고 밝히고 당시 姜사장과 자주 독대했던 姜위원장을 조속히 석방해 의혹을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담당 재판부인 대전지법 형사합의3부는 "姜피고인에게 적용된 업무방해죄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당시 노조의 파업 목적.성격 등에 대한 심리가 필요하다" 며 징역2년이 구형된 뒤 이날로 예정된 선고를 연기했다.

한편 노조는 조기 창폐합 결정이 이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姜사장의 독단적인 추진에 의해 이뤄졌다는 본지 보도 (6월 10일자 1면) 와 관련, 11일 성명을 내고 姜사장에 대한 즉각 파면과 사법당국의 수사를 촉구했다.

노조는 "일방적으로 진행된 통폐합의 배경에 검찰이 있지 않느냐는 의혹을 떨칠 수 없다" 면서 이사회 의결자와 당시 실무를 맡았던 고위 간부에 대한 조사도 요구했다.

노조원들은 또 이날 오전 민주노총 대전지부 관계자들과 함께 대전시유성구가정동 조폐공사 정문 앞에서 출근 피케팅 시위를 한데 이어 오후부터 대전역 광장에서 姜사장 퇴진을 위한 대국민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대전 = 이석봉.이상언.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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