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 영남 원정 기싸움 신경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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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검찰 파업 유도 의혹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권 발동 문제로 여야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여야 지도부가 11일 영남지역을 방문했다.

국민회의 김영배 (金令培) 총재권한대행은 경남도지부 후원회 행사에,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대구의 강재섭 의원 후원회에 참석해 상대방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내년 총선을 앞둔 여야 수뇌부의 기세 싸움과 국조권 정국 아래서 민심 사로잡기로 치열한 신경전을 벌인 하루였다.

◇ 국민회의 김영배총재 창원행

국정조사 문제로 시끄럽던 11일 김영배 총재권한대행 등 국민회의 지도부는 경남도지부 (지부장 盧武鉉의원) 후원회 참석차 대거 PK (부산.경남) 지역을 방문했다.

이날 후원회는 대구시지부 (98년 11월).경북도지부 (4월).부산시지부 (5월) 후원회 창립에 이은 국민회의 영남지역 후원회의 완결편인 셈이다.

창원 인터내셔널 호텔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후원회장인 박창식 창원상공회의소 소장 등 이 지역 상공인 등 5백여명이 참석했다.

후원금도 5억원 이상이 걷혀 당초 목표를 초과했다고 한다.

당에서는 金대행 외에 이만섭 (李萬燮) 고문, 장영철 (張永喆) 정책위의장, 한화갑 (韓和甲) 특보단장, 조성준 (趙誠俊) 직능위원장, 설훈 (薛勳).한영애 (韓英愛).김태랑 (金太郎) 의원 등이 참석했다.

하지만 국민회의쪽은 김영삼 (金泳三) 전 대통령의 잇따른 강경발언과 金전대통령에 대한 페인트 투척사건 등 악재를 의식, 후원회의 지나친 외형 부풀리기는 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국민회의는 앞으로 불모지인 경남지역 진출 공략을 계속, 내년 총선에서 노무현 (김해).김태랑 (창녕) 의원, 차정인 (마산) 변호사 등의 원내 진출을 기대하고 있다.

창원 = 윤창희 기자

◇ 한나라 이회창 총재 대구행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11일 대구에서 대여 공세의 목청을 높였다.

강재섭 (姜在涉) 의원 후원회 참석이 대구행의 목적이었지만 옷 사건, 파업유도 의혹 사건 등으로 중앙 정치무대에서 장악한 정국주도의 기세를 영남지역으로 확산시키려는 의도가 물씬 풍겼다.

李총재는 기자 간담회.대구 경북지역 당직자 만찬 등을 잇따라 갖고 현정권에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현정권은 국민적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사건들의 진실을 밝히기는커녕 검찰이라는 국가기관을 동원해 덮으려 하고 있다" 며 "이는 역사에 죄를 짓는 행위며 민주주의 질서를 파괴하는 과오" 라고 지적했다.

李총재는 "파업 유도 의혹 사건에 한해 국조권을 발동하겠다는 여권의 태도는 국민에 대한 눈가림이요, 국면전환용에 불과하다" 며 국조권 전면 수용과 특검제 도입을 여권에 촉구했다.

李총재는 최근 불거진 박근혜 (朴槿惠) 부총재와의 불화설을 일축하며, 당의 단합과 함께 한나라당에 대한 TK (대구.경북) 지역의 전폭적인 지지도 호소했다.

李총재의 대구행에는 신경식 (辛卿植) 총장.이상득 (李相得) 정책위의장.안택수 (安澤秀) 대변인 등 중앙당 당직자들이 총출동했다.

대구=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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