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총선서 빛보는 메가와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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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44년만에 치러진 인도네시아 총선에서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52)가 이끄는 민주투쟁당 (PDIP) 이 집권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민주투쟁당은 네덜란드와의 독립투쟁에 뿌리를 둔 정당이다.

독립후 인도네시아의 국부 (國父) 수카르노가 창당한 인도네시아 민족주의 정당 (INP) 이 모태. 메가와티는 87년 민주당 소속으로 정계에 입문, 의회에 진출했으며 93년 민주당의 당수로까지 성장했다.

그러나 수하르토 독재정권은 메가와티의 당수직을 96년 박탈하고 한때 정계에서 축출했다.

이후 메가와티는 더욱 반독재투쟁을 강화했고 98년 수하르토의 실각을 이끌어낸다.

이때 메가와티는 수하르토에 굴복해 학생들의 저항운동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던 민주당 대신 민주투쟁당을 결성, 대선 도전에 나설 의사를 밝힌다.

메가와티의 남은 과제는 국민에게 국정운영 능력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는 일이다.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 등 외신들은 메가와티의 향후 정책이 그 윤곽조차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수카르노가 없애버린 자유총선을 그의 딸이 부활시켜 승리를 거뒀다는 점도 이번 선거의 아이러니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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