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음악거장 히사이시 조, 국내서 음반 '아이앰'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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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이웃의 토토로' '천공의 성 라퓨타'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원령공주' …. 일본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모두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이라는 공통점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이들 작품의 음악 작곡자가 히사이시 조 (久石 讓.49) 라는 점.

최근 국내에서 솔로음반 '아이 앰' 을 발표한 히사이시는 일본에서는 대단한 존재다. 그는 애니메이션 음악 뿐 아니라 영화.TV.CF 음악과 피아니스트로서 솔로 활동까지 역동적으로 펼치는 다재다능한 인물. 92~94년 일본 아카데미상에서 3년 연속 최우수 음악상을 받았고 지난해에도 키타노 다케시 감독의 '하나비' 의 음악으로 네 번째 수상했다.

일본 국립음악대학 작곡과 출신인 그의 음악세계를 이루는 중요한 뿌리는 필립 글래스나 스티브 라이히의 미니멀리즘 음악. 최소한의 표현으로 듣는 이의 적극성을 끌어내는 음악이다. 여기에 재즈.팝.클래식 등의 요소를 접목시켜 다채로운 색채를 펼쳐낸다.

'아이 앰' 은 은은한 멜로디와 장중한 오케스트라 편곡으로 유명한 그의 스타일이 유감없이 발휘된 91년 작품. 무엇보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아름다운 선율이 두드러진다. 무겁지도 얄팍하지도 않은, 그렇다고 '크로스오버' 음악에서 묻어나오는 상투성과도 거리가 먼 독특한 분위기를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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