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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채 KT 회장 ‘올레경영’으로 새 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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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olleh)~.

이석채 KT 회장(왼쪽에서 둘째)이 ‘올레 패션데이’를 맞아 올레 티셔츠를 입고 임원회의를 하고 있다.

KT가 만들어낸 올해 최고의 유행어다. 네티즌 사이에서도 1990년대 ‘따봉’ 못지않은 감탄사로 자리 잡았다. 아이들도 놀랍고 기분 좋은 일이 있을 때 ‘올레’를 외칠 정도다.

KT와 KTF가 합병한 ‘통합KT’는 올 6월 1일 출범하면서 새로운 경영 방향에 맞는 브랜드와 기업아이덴티티(CI)를 찾아 나섰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올레’다.

‘olleh’는 ‘hello’의 역순이다. 역발상의 혁신적인 사고를 통해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뜻을 담았다. 환호와 탄성을 나타내는 감탄사로 고객과 파트너 업체가 KT와 만날 때 느끼게 되는 기쁨과 감동을 의미하기도 한다. ‘올來’로 발음할 수 있는데 ‘미래가 온다’는 뜻으로 새로운 가치를 찾아 나선 다는 상징이기도 하다. 또 ‘좋은 길’‘작은 길’의 제주도 방언과 단어가 같다. 그래서 고객과 소통해 고객 입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의지이기도 하다.

KT의 이석채 회장은 ‘올레 경영’의 취지를 널리 알리기 위해 매주 금요일을 ‘올레 패션데이’로 지정, 올레 문구와 광고가 그려져 있는 티셔츠를 입고 출근한다. 이 회장은 사내 임원회의뿐만 아니라 외부 행사에도 이 티셔츠를 입고 참석해 주위로부터 많은 관심과 질문을 받고 있다.

사실 ‘올레’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임직원들의 반대가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 회장은 “전면적인 환골탈태 없이는 국민에게 뿌리박힌 KT의 정체된 이미지를 탈피할 수 없다”며 ‘올레’를 선택했다.

이 회장은 올 4월 홈서비스 통합브랜드인 ‘쿡(QOOK)’을 출시할 때도 비슷했다. KT 전 직원은 ‘집 나가면 개고생’이란 현수막을 아파트 베란다에 부착했는데 이 회장은 다른 누구보다고 일찍 현수막을 부착해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 기여했다.

이 회장은 KT의 변화를 이끌어갈 수 있는 외부 인사도 대거 발탁했다. 정보통신부 기획관리실장 출신의 석호익 대외협력부문장(부회장), 한국오라클 사장을 지낸 표삼수 기술전략실장(사장)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특히 유리알처럼 깨끗한 투명 경영을 추진하기 위해 서울고등검찰청 정성복 차장검사를 윤리경영실장(사장)으로 영입했다.

이 회장은 정 부사장 영입을 계기로 “누구를 만나도 KT가 깨끗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며 윤리 경영을 강화했다.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예외 없는 엄격한 윤리경영기준을 적용해 사내 기강을 확립해나가고 있다. 특히 임직원의 골프 문화를 쇄신하고, 기업카드의 사용기준도 강화했다. 부적절하게 기업카드를 사용했을 경우 비용도 회수하고 있다. 적발된 부정부패에 대한 신속하고 엄격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실제로 시설공사와 관련해 협력업체 등으로부터 수천만원의 금품수수 혐의가 있는 간부급에 대해 형사고발까지 했다. 비리 직원에 대해 형사고발까지 단행한 것은 KT 역사상 이 회장이 처음이다. 부정부패·비리는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표한 것이다.

‘올레’를 외치며 ‘윤리 경영’을 내세우는 이 회장의 리더십 덕분에 KT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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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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