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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성장보다 안정성 우선 … 서민 대출 늘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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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강정원 국민은행장

국민은행은 국내에서 덩치(자산 총액)가 가장 큰 은행이다. 덩치가 크면 새는 구석도 많을 법하지만, 순이자마진(NIM) 등 수익성 지표도 국내은행 중 가장 앞선다.

물론 국민은행도 금융위기는 피해가지 못했다. 위기의 와중에 당기순이익이 줄고, NIM도 하락한 것이다. 하지만 침체는 잠깐이었다. 2분기 이후 국민은행의 당기순이익은 다시 큰 폭으로 늘기 시작했으며, 수익성 지표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수익성 향상에 초점=강정원 국민은행장은 미래성장 기반 확대에 경영 초점을 맞추고 있다. 퇴직연금 등 새로운 시장에서 국민은행이 강자로 부상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그가 늘 그래왔듯이 성장보다는 안정성에 경영의 무게를 더 주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최인규 국민은행 전략담당 부행장은 “위기에선 벗어났지만 아직 공격적으로 자산 늘리기에 나설 때는 아니다”며 “당분간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영업전략에 치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경제위기 여파로 연체율과 고정 이하 여신비율 등 건전성 지표가 다소 나빠진 상황에서 무리한 성장 전략은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최 부행장은 “무리한 자산확대 경쟁을 지양하겠지만 은행의 공익적 성격에 부합하는 영업에선 어떤 은행보다 과감하게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녹색성장 산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에 대해선 올 상반기와 같은 확장 전략을 계속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서민지원 강화=전통적으로 소매금융에서 뛰어난 활동을 보여온 까닭에 국민은행은 서민에 대한 금융지원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게 지난해 12월 첫선을 보인 ‘KB환승론’이다. 이는 저신용·저소득층의 생활안정에 기여한다는 목표로 대부업체와 2금융권의 고금리 대출을 은행의 저금리 대출로 전환해 주는 상품이다.

4월엔 무담보·무보증 대출상품인‘KB행복드림론’도 선보였다. 이 상품은 판매 개시 5개월여만에 1만7300여개 계좌, 811억원이 대출됐다. 이에 따라 저소득 근로자와 영세 자영업자를 위한 대표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8월에 출시한 ‘근로자생계 신용보증대출’도 대표적 서민금융 상품이다. 지역신용보증재단중앙회와 업무협약을 통해 보증서를 담보로 저소득·저신용 근로자의 의료비·주거안정자금 등 가계 긴급자금 지원을 목적으로 한 상품이다.

◆속도 내는 해외진출=국민은행은 국내시장의 성장성에 제한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 2007년부터 해외 시장을 노크했다. 특히 중앙아시아, 중국권, 남아시아를 연결하는 ‘KB 삼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 서로 인접한 지역이어서 문화적으로 유사성이 높은데다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게 공통점이다.

특히 국민은행은 지점이나 사무소 설립보다는 영업기반이 잘 갖춰진 현지 은행을 인수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당연히 영업도 한국 기업과 교민보다는 현지인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카자흐스탄의 4대 은행 중 하나인 BCC를 인수한 것도 이 같은 전략에 따른 것이다. 금융위기 이후 카자흐스탄 경제가 타격을 받으면서 BCC도 경영에 일시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금은 안정권으로 회복했다고 한다. 또 삼각 네트워크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는 캄보디아에서도 국민은행은 지난 5월 캄보디아은행의 지분 51%를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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