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北심경변화 포착한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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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남북대화 재개와 관련한 '페리 미션 (임무)' 은 과연 성공했나. 정부 관계자는 1일 "윌리엄 페리 대북정책조정관의 지난주 평양 방문중 북측은 남북대화 재개에 비교적 긍정적 자세를 보인 것으로 안다" 고 말했다.

방북 당시 페리는 강석주 (姜錫柱) 외무성 제1부상과 회담에서 핵.미사일문제와 함께 남북기본합의서 이행, 특히 남북대화.교류의 긴요함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페리의 대북 권고안에 남북대화를 촉구하는 내용이 주요 카드로 들어 있어 북측이 어떤 형태로든 반응을 보일 것이라는 게 우리측 분석이다.

임동원 (林東源) 통일부장관이 "페리 조정관이 북한에 매우 유리한 권고안을 가져갔다" 고 말한 것도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따라서 "남북관계에 좋은 진전이 있을 조짐" 이라는 김대중 대통령의 발언은 '페리 미션' 의 성과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게 정부 소식통의 설명이다.

또 다른 고위관계자는 "북한 지도층은 페리를 통해 한국을 무시하고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것" 이라고 지적했다.

페리가 남북대화를 북.미관계 개선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면서 북한에 큰 도움을 줄 상대가 한국이라는 점을 강조했음을 시사하는 말이다.

페리 보고서가 다음달 발표되고, 한.미.일이 핵.미사일문제, 남북관계 개선에 한 목소리를 내는 과정에서 북한은 결국 대화테이블로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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