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시세읽기] 국경절을 앞두고 커지고 있는 조정압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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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동향 - 선 상승, 후 조정장세(先揚后抑)

지난 주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주 초반 상승했다가 주 후반에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지수3000선 안착에 실패했다. 8월 경제지표의 호조 속에 해외증시가 연일 상승랠리를 보인데 따른 영향으로 부동산, 금융 등 지수관련주가 오르면서 주 초반 3000P를 돌파했었다.

주 후반에 주가 급락의 원인은 4가지 때문이다. 1)다음 주에 초대형주인 중국중예(601618; 中國中冶)를 비롯해 5개 회사가 상장될 예정인데다 23일 중국궈뤼(中國國旅)의 2.2억주 공모주 청약에 따른 수급불안 우려 커졌다.

2)푸둥발전은행(60000)의 중장기 자본확충계획을 발표하면서 곧 150억 위안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은행들도 잇따라 BIS비율 10%를 맞추기 위해 추가 증자가 불가피하게 됐다.

3)지수 3000P 위의 매물벽이 두터운데다, 국경절 60주년 행사 뒤에 찾아올 IPO와 차스닥시장의 개설, 해외증시의 조정 등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4)상하이종합주가지수가 2639P를 바닥으로 3068P까지 429P(16.25%) 반등한데 따른 차익매물이 출회됐다.

지수관련 대형주인 금융, 부동산, 에너지, 비철금속은 지수 60일 M.A선 부근에서 차익매물출회로 하락한 반면, 정책 수혜주인 국경절수혜주, 신종플루, 자원관련주,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테마주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특히, 사물인터넷은 정보기술산업의 또 다른 산업혁명으로 인식되면서 새로운 주도주로 부각됐다.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27.05P(-0.91%) 하락한 2962.67P, 선전거래지수 118.86P(-0.98%) 떨어진 711,977.40P로 장을 마쳤다.

중국증시의 시가총액은 전주대비 0.22% 증가

9월 18일 종가기준 상하이 선전 증시의 유통주 시가총액은 10조7100억 위안으로 전주 말(11일) 대비 0.2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시가총액은 20조9658억 위안으로 0.4% 감소했다. 유통주 시가총액과 전체 시가총액의 변화가 서로 일치하지 않았던 것은 최근 유통주식수가 크게 늘었고, 중소형주들이 속속 완전유통주식이 됐기 때문이다. 지난 주에만 상하이증시에서 60억주의 유통주가 증가했다.

양대증시의 평균주가는 10.49위안으로 1주일 사이 0.51% 하락했다. 상하이증시의 유통주 시가총액은 7조8092억 위안으로 1주일 사이에 0.26% 감소했다. 선전증시의 유통주 시가총액은 2조9215억 위안으로 주간으로 1.53% 증가했다. 동기간 상하이증시 시가총액은 16조2702억 위안으로 1주일간 0.91% 감소했고, 선전증시는 4조6956억 위안으로 주간으로 1.38% 늘었다.

상하이증시의 상장기업은 866개, 상장종목은 910개, 총주식수는 16221억주, 유통주식수 8056억주이다. 선전증시의 상장기업은 760개, 상장종목은 802개, 총주식수는 3772억주, 유통주시가총액은 2497억주이다.

금주 전망 - 국경절 연휴를 앞둔 조정국면 진입

지난 주 상하이종합주가지수가 3000P가 붕괴된 뒤, 10월 증시에 대한 비관론이 대두되고 있다.
“올해 전세계 IPO중에 2번째 공모자금(189억 위안)을 조달한 중국중예가 상장될 경우, 중국건축(601668)처럼 주가 하락의 빌미가 될 수 있다”, “국경절 이후 정책기대감이 사라지면 주가는 다시 하락하지 않을까?”, “10월 비유통주 만기 해제물량이 1.99조 위안(358조원)으로 최고조에 달하고, 차스닥시장의 IPO 공모주 청약으로 수급불균형에 빠질 것이다”, “연말 연초부터 출구전략이 시작된다” 등의 우려 때문이다.

중국중예의 상장과 유상증자는 주식시장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주지만 노출된 악재로 인덱스펀드의 허가와 연기금의 주식매수 등으로 수급불안감을 해소시킬 수 있다. 하지만, 비유통주와 차스닥시장의 개설은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 국경절 장기 연휴를 끝난 뒤에나 불확실성이 해소될 수 있다.

지수 3000선 위에선 비유통주 만기해제물량이 큰 폭으로 출회되고 있는데다, 17일, 18일에 차스닥 발행심사 위원회에서 13개(17일 7개, 18일 6개) 기업에 대한 IPO심사를 마쳤다. 21일에도 5개 기업을 심사 하는 등 상장심사가 빨라지고 있다. 초기에 상장될 50여개 종목은 지수 산정에 필요한 업종대표주로 부도위험이 낮고 배당수익률이 높아 치열한 청약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1회사당 6조원 이상의 청약자금이 몰릴 것으로 보여 유통시장에서 발행시장으로 청약자금이 대거 이탈할 우려가 높다. .

향후 증시를 낙관하는 5가지 이유

정책효과가 사라진 10월 증시가 조정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보이지만, 주가 조정 폭이 깊지 않고 기간조정도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이 보는 군거는 5가지 때문이다.

첫째는 풍부한 시중유동성과 하반기로 갈수록 뚜렷해지는 경기회복 그리고 기업경영환경의 개선 이외에도 빠르게 증가하는 민간투자가 수급악재 속에서도 중국증시를 중장기적으로 낙관하게 만들고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하반기부터 신규대출이 줄어들겠지만, 올 8월까지 풀린 신규 대출이 무려 8조 위안(1천440조원)으로 34% 급증해 8% 경제성장을 유지하는데 충분하다. 앞으로도 8%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월평균 3000억 위안 수준의 대출이 계속 공급될 전망이다.

둘째는 뚜렷한 경기회복이다. 올 들어 8월까지 고정자산투자(+33%)와 실질 소매판매 증가율(+17%)은 1994년 이후 최고수준에 달할 정도인데요, 이를 기준으로 볼 때 3분기 8% 후반, 4분기 10%에 가까운 성장이 가능해 보인다.

셋째는 기업경영환경도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1631개 상장기업의 2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에 비해 -14.6% 였지만, 1분기의 -25.8%보다는 빠른 속도로 호전됐다. 계절적으로 3분기와 4분기에 실적이 급증하는 시즌에 들어가기 때문에 주가 상승을 부추길 전망이다.

넷째는 현재 민간투자는 국유부문의 투자 증가율을 밑돌지만, 부동산투자가 급증하고 있어 향후 성장동력은 민간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다섯째는 비유통주 해제물량은 10월을 고비로 11월과 12월엔 모두 321.64억 위안(5.8조원)으로 크게 줄어든다. 수급측면에서 중국정부는 외국인에 대한 투자한도를 8억 달러에서 10억 달러로 늘렸고, 양로기금, 보험기금, 개방형 펀드가 연말 연초 주식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해 줄 것이다.

역사적인 기준으로 상하이종합주가지수의 투자위험을 고려한 합리적인 주가수준은 PER 25배 인데, 상장기업의 순이익증가율이 올해 18%, 내년엔 20%에 달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올해 연말 지수는 3,200선, 내년엔 4,000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이번 주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120일 M.A선이 위치한 2856P를 지지선으로 60일 M.A선인 3086P를 저항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지수관련 대형주보다는 중소형테마주, 저탄소 경제, 소비관련주, 사물 인터넷관련주, 창업투자 등이 부각될 전망이다. 외부 악재로 주가 하락폭이 커질 경우엔 연말 연초를 바라본 저가 매수 전략이 바람직한 시점이다.

홍콩 증시 - 금융주 강세에 힘입어 주간 단위 2.18% 상승

홍콩증시는 상하이거래소내 국제판시장 도입에 대한 기대와 금융관리국의 자본 주입으로 금융주가 강세를 보이며 상승했다. 금요일(18일)에는 차익매물이 출회되며 약세로 마감했지만 시가총액 1위 업체인 HSBC홀딩스(00005)가 주간 단위로 7.8% 오르며 항셍지수는 13개월래 최고치를 연일 갱신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주간 단위 462.03P(+2.18%) 상승한 21,623.45P, 국유기업지수(H지수)는 346.36P (+2.82%) 오른 12,614.57P를 기록했다. 반면 레드칩지수는 82.69P(-2.01%) 내린 4,029.99P로 마감했다.

미국과 유럽의 증시가 상승랠리를 이어가자 홍콩증시는 A주의 비해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10여개의 대형 블루칩은 1년래 최고치를 경신했고, 중국 A주와 홍콩 H주의 프리미엄률을 나타내는 홍콩A-H프리미엄지수는 114.28P로 역사적 저점인 111.99P에 한발 다가섰다.

경제지표와 기업실적 호전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수와 개별기업의 목표가 상향 조정된 것도 지수 상승에 호재로 작용했다. 또한 신주발행이 잇따라 이뤄진 가운데 글로벌 핫머니가 속속 유입돼 홍콩금융감독국은 지난주 화요일과 수요일 두 차례에 걸쳐 각각 15.5억 HKD, 31억 HKD를 주입했다.

경제지표의 개선과 국제판시장 도입, QDII의 자금 유입과 중앙정부의 소비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홍콩증시의 상승을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대형주가 지수 상승을 이끈 반면 중소형주는 최근 들어 약세를 보이며 하락하고 있어 조정에 대한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메릴린치가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9월 투자자들은 증시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매니저들의 주식보유 비중은 지난달 34%에서 이번 달 27%로 낮아졌고 평균 현금 보유비중은 지난달 3.7%에서 이번 달에는 4.1%로 늘어났다. 또한 13개월 만에 처음으로 중국본토 자산을 9%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용찬 한화증권 중국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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