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성희롱 조심 '집안단속'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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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여직원을 '미스 0' 라고 부르지 말라" "직장내 남녀차별과 성희롱에 각별히 주의하라. " 남성 중심적인 사고방식과 근무풍토가 뿌리깊은 것으로 알려진 서울시에 이처럼 '입 조심' '처신 조심' 을 당부하는 말들이 최근들어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다.

이는 '남녀 차별금지 및 구제에관한 법률' 이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그보다는 최근 서울시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 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게 시 내부의 중론이다.

첫번째 사건은 서울시 한 여직원이 5월초 시청 전산망에 올린 '도저히 미쓰리가 되고 싶지 않은 이의 항변' 이란 글이다.

시 대기보전과에서 근무중인 이정선 (李貞善.행정8급) 씨는 이 글에서 "남자직원들이 아직도 거리낌 없이 여직원을 '미스리' 로 부르는 낡은 관행이 남아있다" 며 문제를 공론화 시켰다.

또 다른 계기는 시청 모 국장이 이달 중순 쯤 시장을 수행한 공식적인 자리에서 행한 '여성비하적 발언' 이다.

이 국장은 당시 동부지청 모 검사의 성추행 사건을 언급하면서 "진정한 미인이라면 사소한 일로 남을 곤혹스럽게 하지않는다" "부천서 성고문사건도 당사자가 미인이 아니라서 생긴 일" 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켰다.

이 두 사건이 터지자 급기야 31일에는 고건 (高建) 시장이 간부회의 자리에서 일화를 곁들여 가며 질책성 당부를 했다.

高시장은 '미스리' 호칭과 관련, "나도 사무관 시절 지방에 출장갔다가 나이 많은 과장이 '미스터 고' 라고 불렀을 때 상당히 불쾌했다" 며 "여직원을 '미스 아무개' 로 부르는 일이 없도록 하고 성별에 관계없이 평등하게 대접받는 직장분위기 정착에 간부들이 노력하라" 고 주문했다.

高시장은 여성차별신고센터를 설치하고 성희롱과 성차별 케이스를 책자로 만들어 직원교육을 철저히 하라고 특별히 당부했다.

장세정.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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