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 그린 바이오 사업에 6000억 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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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CJ제일제당 김진수(사진) 대표는 18일 “국내 식품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그린 바이오 시장을 적극 공략해 CJ그룹의 미래 먹을거리로 삼겠다”고 말했다. 중국 산둥성 랴오청 CJ제일제당 공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다. 이를 위해 그는 “현재 1000억원 수준인 연구개발(R&D) 비용을 2013년까지 2000억원으로 확대하고, 글로벌 바이오 전문가를 적극 영입해 관련 연구원 수도 500명(현재는 200명)으로 늘리겠다”고 덧붙였다.

미생물 발효를 기반으로 하는 그린 바이오 산업은 최근 인구증가와 식량부족 등으로 각광받는 분야다. 그린 바이오 분야의 주요 생산물로는 동물사료용 아미노산인 라이신과 고부가 식품 소재인 핵산이 있다. 현재 그린 바이오 시장은 CJ제일제당과 일본 아지노모토·중국 GBT가 3파전을 벌이고 있다. 2005년까지 일본 아지노모토가 주도하고 중국 기업들이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뒤쫓던 것을 CJ제일제당이 빠르게 따라잡아 3강 구도를 만들었다. CJ제일제당은 특히 지난해 세계 최대의 사료 시장인 유럽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해 승기를 잡은 상태다.

CJ제일제당은 또 기술력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그린 바이오 제품 생산의 핵심인 균주 경쟁력(GRAS균 사용)은 물론 유럽·중국·아시아·미주, 전 세계 4개 권역에 생산시설을 갖춰 원료조달과 물류에서도 우위에 있다. 화학적으로 만들던 메티오닌(시장규모 30억 달러)의 친환경적 생산기법과 사료용 항생제 대체제 관련 생산기술을 보유한 곳 역시 CJ제일제당이 유일하다.

김 대표는 “2013년까지 그린 바이오 사업에 5억 달러를 투자해 이 분야에서만 매출 2조원, 영업이익 4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세계 바이오 시장의 삼성전자가 되겠다”고도 했다. 삼성전자가 B2C(휴대전화·가전 등)와 B2B(메모리 반도체 등) 시장 양쪽에서 경쟁력을 갖춘 것처럼 CJ제일제당도 식품뿐 아니라 원료·소재산업인 그린 바이오 시장에서도 세계적인 기업이 되겠다는 것이다.

산둥=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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