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프로축구 챔피언스리그] 맨체스터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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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후반 45분. 스페인 바르셀로나 누캄프 경기장에 몰려들었던 9만여 관중들은 바이에른 뮌헨 (독일) 이 1 - 0으로 앞섰음을 알리는 대형 전광판 시계가 멈춘 것을 보았다. 뮌헨의 팬들은 축포를 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로스타임이 적용된 3분동안 믿어지지 않는 대 역전극이 펼쳐졌다.

27일 (한국시간) 열린 유럽프로축구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잉글랜드)가 종료 직전 2골을 몰아치며 뮌헨에 2 - 1로 역전승, 유럽 최고의 클럽팀으로 우뚝 섰다.

지난 68년 이후 31년만의 감격이었고 잉글랜드 축구 사상 처음으로 한시즌에 챔피언스리그와 국내 프로리그 (프리미어리그).축구협회 (FA) 컵까지 3관왕에 오르는 업적을 일궈냈다.

지난해에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아스날에 밀려 2위에 그쳤지만 올시즌 프리미어 우승에 이어 유럽축구 정상까지 탈환한 것이다.

뮌헨은 전반 6분만에 마리오 바슬러의 23m짜리 왼발 프리킥으로 가볍게 선취골을 뽑아냈다. 뮌헨은 이후에도 얀커와 지클러 등이 잇따라 맨체스터의 문전을 두들기며 시종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맨체스터 진영에 후반 22분 테디 세링엄, 33분 군나르 솔스크야에르가 교체돼 들어가며 경기는 혼전으로 변했다. 그리고 전광판 시계가 멈춘 후 마지막 공격으로 생각하고 전방까지 나선 골키퍼 페테르 슈마이켈이 코너킥을 받아 기그스에게 패스, 기그스의 발리슛이 세링엄의 발에 맞아 꺾이면서 극적인 동점골이 터졌다.

우승의 환호를 준비하고 있던 뮌헨 선수들이 상심하고 있는 사이 불과 1분 후에 다시 역전골이 터졌다. 뮌헨이 미처 전열을 정비하기도 전에 맨체스터는 다시 코너킥을 얻었고 이번엔 데이비드 베켐이 나섰다.

베켐의 코너킥을 솔스크야에르가 가볍게 밀어넣자 그라운드와 관중석에서는 열광과 경악의 함성이 동시에 터져나왔다.

양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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