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관부인 옷로비설] 강인덕씨 부인 역할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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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신동아그룹 최순영 (崔淳永) 회장 부인 이형자 (李馨子) 씨가 김태정 (金泰政) 전 검찰총장 부인과 자신 사이에서 '고급 옷 로비' 를 연결했다고 지목한 강인덕 (康仁德) 전 통일부장관 부인 B씨 (62) 의 실제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李씨는 모 기업을 운영하는 사돈 (둘째 며느리의 어머니) 을 통해 소개받아 평소 친분이 있던 B씨를 지난해 12월 한 모임에서 우연히 만났으며 B씨가 "검찰총장 부인이 '崔회장은 구속되며 외화유출을 도운 사돈집도 문제가 될 것' 이라는 얘기를 했다" 며 자신을 도와주겠다는 의사를 전달해 오자 B씨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 사건의 발단이라고 주장했다.

李씨는 그로부터 며칠 뒤 B씨가 앙드레 김.페라가모 등에서 2천4백만원 상당의 옷을 검찰총장 부인과 함께 구입했으니 알고 계시라고 알려왔으나 실제 돈을 주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李씨의 주장에 따르면 자신과 B씨는 수시로 연락을 주고 받고 집안일을 상의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라는 것. 또 B씨는 金전검찰총장 부인과는 장관급 공직자 부인들 모임인 수요봉사회에서 알게됐으며 지난해말 문제가 되고 있는 고급 옷가게에 함께 가는 등 평소 친분을 다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정황으로 미뤄 李씨와 金전검찰총장 부인을 모두 잘 알고 있는 B씨가 李씨의 부탁을 받고 崔회장과 관련된 로비를 시도했을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문제는 B씨가 李씨로부터 실제로 崔회장 관련 로비에 대한 부탁을 받았는지, 또 부탁을 받았다 하더라도 이같은 사실을 전 검찰총장 부인에게 전달했는지 여부는 당사자들의 진술이 엇갈려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전 검찰총장 부인은 "B씨가 崔회장과 관련한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 고 밝혔다.

B씨는 李씨의 주장과는 달리 "내가 로비 중간 역할을 했다는 주장은 터무니 없으며 李씨와 절친한 관계도 아니다" 고 말했지만 李씨와 崔회장 문제를 논의했는지 여부와 전 검찰총장 부인에게 4백만원짜리 모피 반코트가 배달되게 된 경위 등에 대해 정확한 답변을 미루고 있다.

B씨는 27일 '본인의 의견' 이라는 자료를 통해 "李씨의 로비통로로 이용됐다는 주장은 사실무근" 이라며 "李씨를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할 방침이며 일부 언론사에 대해서도 법적 조치를 강구중" 이라고 밝혔다.

김준술.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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