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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혈치료제 젖분비' 돼지 개발-농진청 장원경박사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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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빈혈치료제를 젖으로 분비토록 만들 수 있는 형질전환 돼지가 한국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개발됐다.

농촌진흥청 축산기술연구소 김경남 (金慶男) 소장은 26일 "사람의 신장에서 만들어지는 조혈촉진 호르몬인 에리트로포이에틴 (EPO) 유전자를 돼지의 수정란에 주입, 형질을 전환시켜 빈혈치료제를 생산할 수 있는 돼지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고 발표했다.

축산연구소는 이 형질전환 돼지를 새롭다는 뜻의 '새롬이' 로 이름지었다.

이 연구를 주도한 발생공학연구팀 장원경 (張源敬) 박사는 "다른나라에선 생쥐 등 실험동물에서 성공한 정도지만 우리 팀은 2년동안의 연구.실험 끝에 EPO가 삽입된 수퇘지 한마리를 만들어냈다" 고 강조했다.

張박사는 "세계시장이 26억달러 규모인 EPO의 1g 가격이 67만달러로 비싸기 때문에 장래 산업적 가치도 매우 높다" 며 "2년내 정제기술을 개발해 상품화할 계획" 이라고 덧붙였다.

EPO는 신장세포에서 만들어지는 조혈호르몬으로 적혈구 형성을 조절하며 신장에 장해가 생기면 합성이 중단돼 빈혈 증상이 일어난다.

이에 따라 병원에서 이를 빈혈치료제로 활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에이즈와 암 치료 보조제로도 쓰인다.

연구팀은 수퇘지 '새롬이' 에 대해 국제특허를 출원한 뒤 앞으로 암퇘지와의 교배를 통해 EPO 유전자를 젖으로 분비하는 후대 암퇘지를 증식할 계획이다.

양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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