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로 가요계 첫발 신인가수 수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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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좀이 쑤셔요. 빨리 제 노래와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 이제서야 방송 스케줄을 잡기 시작한 신인 가수의 이야기치곤 도발적이기까지 하다.

'터치' 라는 곡으로 가요계의 문을 두드리는 수지 (본명 안수지.22.성신여대3년)가 이같이 말하는 데는 사연이 있긴 하다.

그가 대중앞에 첫선을 보인 것은 지난해 12월 김진표의 2집 타이틀곡인 '내곁에' .김진표의 랩 중간중간 그는 중저음의 풍부한 성량으로 노래를 불러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의 진가가 발휘된 것은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드라마 '청춘의 덫' 의 주제가.

하지만 귀에 감기는 듯 짙은 감성을 보여준 이 곡에도 불구하고 그는 조명받지 못했다. 아니 조명 앞으로 나서지 않았다.

주위에서 '성인가수 냄새가 난다' 는 반응이 나와 기획사측에서 아예 그를 감춰버렸다.

"드라마 덕분에 노래도 인기가 좋았지만, 제가 앞으로 추구할 스타일과는 확연히 달라 나서지 못했어요. 물론 아쉬웠죠. " 첫 음반 '투 필' 을 통해 그가 보여주고 싶은 세계는 힙합. 평소 소울이나 블루스를 좋아했지만 세계적인 인기 조류인 힙합으로 승부를 걸어보고 싶었기 때문이라는 것.

김진표와의 작업이나 국내에 아직 여성 솔로 힙합가수가 없다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힙합 스타일의 사운드 위에 자신만의 짙은 색깔의 노래를 담아 독특한 이미지를 구축하겠다는 것.

비지스의 인기곡 '스테잉 어라이브' 샘플링에 곡을 덧씌운 '터치' 는 훵키한 힙합 스타일과 수지의 매력적인 보컬이 돋보인다.

김진표가 랩을 부른 '비참' 이나 '굿바이 마이 러버' 도 인상적인 곡. 코러스 가수로 출발, 그의 음악실력을 눈여겨 본 한 엔지니어의 추천으로 앨범까지 만들게 된 것처럼 그는 "밑바닥에서부터 차근차근 밟아 정상에 오르겠다" 는 각오를 밝힌다.

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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