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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안정환, 레드카드 받아 결승전 벤치신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7면

"나는 뛰고 싶다. " 프로축구 부산 대우의 스타 플레이어 안정환은 19일 수원에서 벌어진 대한화재컵 결승 1차전 경기를 부산 숙소에 홀로 남아 TV로 지켜봐야 했다.

득점 공동1위 (6골) 로 부산이 결승에 오르는데 혁혁한 공로를 세웠지만 지난 16일 울산 현대와의 준결승에서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불명예스러운 퇴장을 당했기 때문이다.

오는 30일부터 시작되는 정규리그를 기약할 수밖에 없지만 머릿속엔 갖가지 생각들이 얽혀 있다.

▶억울하다 = 안은 퇴장 조치 이후 수차례나 코칭 스태프들에 무고함을 호소했다. "이길용과 볼을 다투는 과정에서 발길질을 하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고의가 아니었고 보복성도 없었다" 는 주장이다.

구단측 역시 프로축구연맹에 경기 녹화 테이프까지 제출하며 명예회복을 요구했다. 상대 선수가 프리킥을 방해하는 바람에 빚어진 일이었지만 판정을 번복할 수는 없다.

▶미안하다 = 안은 결승전 두 경기 모두 출장하지 못한다.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퇴장당한 마니치 역시 1차전까지 뛰지 못해 부산은 결정적인 순간에 주전 공격수를 모두 잃었다. 우승컵이 신기루처럼 눈앞에서 사라지는 것 같아 동료들에게 죄스럽기만 하다.

▶아쉽다 = 울산의 김종건을 제치고 득점 단독 1위로 뛰어오를 수 있는 기회를 잃었다. 예선 마지막 경기 결승골을 포함해 고비마다 골을 터뜨리며 승승장구하던 기세가 꺾였다. 수원의 서정원 (4골).샤샤 (3골) 등에게 추격을 허용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걱정된다 = 안은 올시즌 초반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달 4일 대전전에서 동점골과 연장 골든골을 터뜨릴 때까지 '2년생 징크스' 의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가까스로 정상을 회복해 가던 시점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된서리를 맞은 것이다. 경기 감각을 잃는 것도 문제지만 자칫 정신적인 타격으로 다시 부진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양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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