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비틀대 증자기업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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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상장사들의 유상증자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며칠간 주가지수가 1백포인트 넘게 하락하면서 해당 기업의 주가도 덩달아 내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이 유상증자 신주를 발행하는 가격보다 높지 않으면 기존 주주들이 증자에 참여하지 않고 실권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는데, 일부 종목의 경우 현재 주가가 유상증자 가격보다 이미 낮아졌거나 거의 차이가 없어 자칫 대량 실권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18일부터 이틀간 유상증자 청약을 받는 전북은행의 경우 18일 주가는 5천2백50원으로 마감, 신주 발행가 (5천원) 와 거의 같았다.

고려산업개발도 오는 24일부터 청약을 받을 예정이지만 지난주 6천원대였던 주가가 18일에는 5천2백원까지 떨어져 발행가 (5천원)에 근접했다.

특히 다음달 7일부터 청약을 받는 광주은행은 18일 주가가 4천9백원까지 떨어져 발행가인 5천원보다 오히려 1백원이 낮았다.

또 아직 발행가를 확정하지 못한 기업들도 문제다. 주가가 추가로 내려갈 경우 발행가를 낮은 수준에서 정해야 하는데 이 경우 증자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의 규모가 당초 회사측에서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줄어들게 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가 하락세가 계속될 경우 기업들이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서 부채비율을 줄인다는 계획이 큰 차질을 빚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상장사들의 유상증자는 5월의 19건, 1조7천억원에 이어 다음달에는 64건, 8조원대가 예정돼 있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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