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기쁨] 서울은평구 곽효이 주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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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아카시아 향기가 코끝을 향긋하게 스치는 고태골 산 기슭에는 벌써 초여름이 한창이다.

비록 서울 끝자락 비탈진 산골짜기 초라한 고방살이지만 계절마다 싱그러운 자연의 맛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더욱이 뒷동산 산자락에 아담한 공동 텃밭을 만들어 해질무렵이면 영수.선희.영아.상희.희경 엄마들이 씨앗을 뿌리고 모종을 하면서 땅을 북돋우며 가꾸는 모습이 아름답기만 하다.

잡풀을 뽑아주고 돌이나 오물도 주워 내며 벌레를 잡고 이야기도 나눠가며 한가족 한마음이 되어간다.

공동체 의식과 노동의 진미를 맛볼 수 있는 기회가 무척이나 즐겁기만 하다.

이웃사촌이란 말이 실감날 정도로 서로의 가정과 아이들의 이야기를 나눠가며 자연스럽게 상부상조 하는 마음들이 더욱 정다운 것이다.

이런 계기로 서로 음식도 나눠먹고 집안 행사때마다 서로 도와주고 대문을 열어놓고 마음도 터놓고 풍요롭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한마을 하나가 되어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면서 이웃끼리 할머니.할아버지를 모시고 싱그러운 채소를 곁들인 동네잔치를 베풀어 드리니 오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보람있는 일이라 가슴 뿌듯하게 생각하면서 아낙네들은 신바람이 난 것이다.

오늘도 내일 아침도 약속을 하지 않아도 모두 뒷산 텃밭을 구경나온 아낙네들과 지나가는 등산객들의 눈빛이 한층 즐겁고 정답기만 한 것이다.

아침 밥상머리에 싱싱하고 푸른 채소가 입맛을 돋우니 마음이 가벼워진 아낙네들은 가정에 큰보탬을 주는 듯 콧노래가 절로 난다.

◇ 협찬 = ㈜한국문화진흥

서울은평구 곽효이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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