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조작 흑염소 '메디'] 살아있는 '의약품공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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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메디의 젖에서 G - CSF가 생산된다는 것은 생명과학 기초연구가 본격적인 실용화 단계로 접어들어 '살아있는 의약품 공장' 시대를 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 과학적 파급효과 = 메디와 메디의 형제.자식들의 상호교배는 물론 이들과 정상 염소를 교배해서도 G - CSF를 얻을 수 있다.

여기에 '진이' 를 만들어 낸 방법으로 복제까지 하게 되면 G - CSF를 고농도로 생산해 낼 수 있는 염소들이 수백 마리로 늘어나게 된다.

형질전환 동물은 바뀐 형질이 유전되므로 유용한 물질을 자손 대대로 얻을 수 있게 된다.

인공적으로 합성할 수 없는 다른 단백질들을 유전자 조작으로 동물에게 주입시켜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된 것도 중요한 결실. 조혈제 (EPO) 나 알파인터페론 같은 단백질 제재들은 물론, 앞으로 신약개발 과정에서 만들어내는 신물질들을 살아있는 동물의 젖을 통해 싼 값에 얻어낼 수 있다.

◇ 경제적 파급효과 = G - CSF는 현재 g당 소매가로 9억원이나 하는 고가 의약품. 그러나 염소 젖에서 생산하면 생산 비용이 기존의 제재보다 1백분의 1정도로 저렴해 약값이 크게 싸질 수 있다.

또 사람의 G - CSF와 구조가 같기 때문에 효능이 훨씬 좋아져 연간 14억달러 (약 1조7천억원) 규모인 세계시장의 상당부분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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