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 '집단따돌림' 심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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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A양 (16.중3) 은 경기도 부천에서 중학교를 다니다 집단따돌림과 폭력서클 선배들의 폭행을 견디다 못해 올해 서울로 전학했다.

그러나 부천 선배들은 A양이 전학간 학교 학생들에게까지 '왕따' 를 부탁했다.

이래저래 따돌림에 시달리던 A양은 결국 경찰 문을 두드렸고 두 학교의 폭력서클 학생 11명이 지난달 29일 경찰에 검거됐다.

남학생들보다 여학생들 사이에 집단따돌림이 더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여학생들의 왕따는 단순한 따돌림 수준을 넘어 상습폭행으로 이어지고 있다.

경찰청은 3~4월 두달동안 학생 폭력행위에 대한 집중단속을 벌여 49개 불량서클 4백37명을 비롯, 갈취폭력.성폭력.본드환각사범 등 1만2천6백86명을 붙잡아 2천6백41명을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또 49개 폭력서클 가운데 12개 서클이 여학생들이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 여학생 서클 가운데 7개는 집단따돌림과 상습폭행을 일삼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집단따돌림의 동기는 자신들의 말을 듣지 않거나 몸이 약하다, 거짓말을 한다, 공부를 잘하는 모범생이라는 등 사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가해자들은 별다른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학교폭력이 교내에서 이뤄지는 경우는 불과 11.4%인데 반해 주택가 골목길 등 교외에서 발생하는 사례가 88.6%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관계자는 "최근의 학교폭력과 왕따의 양상은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않으면 더욱 잔인해진다" 며 112나 관내 경찰서 해당국번+0118로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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