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수학 수업 중인 포곡초 학생들. [최명헌 기자]
이 학교는 3년째 ‘창의수학반’을 운영 중이다. 저학년 때 이 수업을 받고 고학년이 된 후 영재수학을 배우는 학생들이 여럿 있다. 한기완 교사는 “창의성을 기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과목이 수학”이라고 단언했다. 하지만 “문제풀이식 수업이나 선행학습으로는 창의적인 문제해결력을 기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 교사는 뜻을 같이하는 동료들과 프로그램을 개발해 방과후 학교 시간에 직접 수업을 진행한다. 최근엔 포곡초교처럼 일선 교사가 창의수학반을 운영하는 학교가 느는 추세다.
학교수학교육학회는 매년 여름방학에 ‘창의수학캠프’를 연다. 초·중·고교 교사와 대학 교수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한다. 지난 여름방학엔 초등 참가자들이 친환경 도시 꾸미기를 체험했다. 건물에서 주차장이 차지하는 넓이, 연못의 크기 등을 수학적 조건에 따라 계산해 직접 설계했다. 이인환(서울 창원초) 교장은 “수학적 개념을 생활에서 직접 활용해 보면서 수학적 사고를 익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장은 “복잡한 도형의 넓이는 잘 계산하지만 실생활에서 넓이를 구하라고 하면 손도 못 대는 아이가 많다”고 지적했다. 사고력을 키우지 않고 문제 푸는 기술만 키워서다.
창의수학 교육법은 다양하다. 교구를 활용한 체험활동을 통하기도 하고 창의성을 키운다는 수학 교재들로 진행하기도 한다. GMC(국제수학대회·www.mathchamp.org) 같은 경시대회나 창의사고력 진단검사로 창의수학 능력을 확인해 볼 수도 있다. 시매쓰수학연구소 조경희 소장은 “창의수학을 익히는 방법은 다양해도 큰 맥락은 비슷하다”며 “다양한 답이 나올 수 있도록 사고를 확장시켜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답이 아니어도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논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으면 창의적 수학의 힘이 길러진다는 의미다.
방승진(아주대 수학과) 교수는 “창의수학은 학생 수준에 따라 학습법을 달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초등학생이라면 활동 중심의 수학 교육, 중학생은 교재로, 고등학생 정도가 되면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면서 창의력을 끌어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방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창의성’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창의수학이 시대적 트렌드가 되고 있다”며 “앞으로 창의수학 교육 프로그램과 경시대회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박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