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이 흔들린다] 가정해체 극복사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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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사회 가치관의 변화에 IMF 체제 충격까지 겹쳐 가정이 크게 흔들리고 있지만 가정해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경우도 있다.

朴모 (17) 양은 급우를 폭행하고 무단결석을 일삼는 등 문제가 끊이지 않던 소녀였다.

부모님과 대화는커녕 마주치기조차 꺼렸던 朴양은 지난 2월 아버지의 꾸중을 듣고 가출한 뒤 밤거리를 헤매다 청소년 쉼터를 찾았다.

상담위원을 찾아 자신의 처지를 털어놓았고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또래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朴양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양로원과 노숙자 쉼터를 찾아 봉사활동을 하기도 했다.

자신보다 더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朴양은 가정의 소중함을 깨닫기 시작했다.

朴양은 1주일만에 쉼터를 나온 뒤 가정으로 돌아가 안정을 되찾았다.

남편의 실직으로 위기를 맞은 맞벌이 부부인 金모 (42.여) 씨. 金씨는 '물을 가지고 오라' 는 남편의 사소한 부탁을 무심코 듣고 지나쳤다가 "남편을 우습게 본다" 며 손찌검을 당하기도 했다.

金씨는 고민 끝에 한국여성민우회 '가족과 성 상담소' 를 찾아 조언을 받았다.

金씨는 상담을 통해 남편이 생계를 책임지지 못한다는 과도한 책임감 때문에 열등감에 시달리고 있음을 깨닫고 사소한 행동에도 조심하는 한편 "실직은 어느 가정에나 있을 수 있는 일" 이라고 남편을 설득했다.

주말에는 남편과 함께 외출을 하는 한편 저녁마다 온가족이 둘러 앉아 정담을 나누면서 남편은 실직 이전의 다정한 가장의 모습을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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