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로 번진 '고승덕보쌈'…정부조직법놓고 여야 대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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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고승덕 (高承德) 변호사 후보사퇴를 둘러싼 여야 감정싸움이 국회 파행으로 번지는 등 후유증이 심각하다.

한나라당이 정부조직법 처리 실력저지를 위해 행정자치위에 참석한 것을 제외하곤 다른 국회일정을 모두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당은 공천 실패로 위기에 몰린 이회창 (李會昌) 총재가 정치적 긴장을 조성해 상황을 모면하려는 책략을 쓰고 있을 뿐이라고 비난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놓고 행자위는 '위원장 억류사태' 까지 빚어졌다.

3당 총무와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표결처리 (여당) - 실력저지 (야당) 로 맞서 파행을 거듭했다.

여당측의 강행처리 움직임이 감지되자 한나라당의 이부영 (李富榮) 총무와 행자위원들은 이원범 (李元範) 위원장.박신원 (朴信遠) 자민련 간사를 위원장실에 앉혀 놓고 회의장 참석을 막았다.

결국 李위원장은 국민회의 간사인 이상수 (李相洙)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사회권을 넘겼으나 야당위원 전원과 여당위원 2명이 불참해 의결정족수가 안되는 바람에 법안을 처리하지 못했다.

○…중앙당 사이 공방전도 치열했다.

한나라당은 李총재가 주재한 주요당직자회의를 통해 高씨의 출마포기가 여권의 회유와 압박에 의한 것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다음주 총재단회의에서 재선거 거부에 대한 최종입장을 결정키로 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이번 사태는 高씨와 박태준 (朴泰俊) 총재간의 집안문제로 정치적 문제가 아니다" 고 규정하고 "한나라당이 이를 빌미로 국회를 올 스톱시키는 행태는 어불성설" 이라고 반박했다.

야당의 선거거부 검토 주장을 정국 주도권을 노린 전술로 인식하고, 실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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