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취업지원센터를 통해 취업한 손형관씨(왼쪽)가 부천시 약대동 ㈜한울로보틱스 비상계단에서 김종필 팀장과 대테러·수색·정찰 및 산업용으로 개발한 ‘하누리-M1’을 시운전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올 6월 한울로보틱스에 영업 담당으로 입사한 그는 회사의 로봇 플랫폼을 국방부 감시정찰용 로봇 전투실험 참여 대상에 오르도록 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다들 어려울 것이라며 고개를 내젓던 일이었다. 로봇 플랫폼은 대당 5000만~6000만원에 달하는 고가 장비다. 밤새워 제품을 알리는 제안서를 쓰고 발로 뛴 결과다. 덕분에 아랍권 국가들에서 “로봇을 구입할 수 없느냐”는 문의와 본사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손씨는 “군에서 인사업무만 하던 내가 영업에 뛰어들어 자리를 잡는 데에는 국방취업지원센터의 컨설팅이 큰 힘을 발휘했다”며 “수입도 연금을 합하면 군에 있을 때보다 더 많아졌다”며 고마워했다.
하루 3500여명 센터 전산망 접속
국방취업지원센터는 1997년 2월 설립돼 전역(예정) 간부들과 예비역의 사회 진출을 돕고 있다. 2009년 8월 현재 국방취업지원센터에 등록된 군 출신 구직자 수는 5만9000여 명. 하루 3500여 명이 취업지원센터가 운영하는 전산망에 접속해 취업 관련 정보를 얻는다. 전산망에는 외부 취업 전문기관과 제휴해 매일 500여 건의 신규 채용 정보를 게시한다. 이와 별도로 취업을 원하는 간부에 대한 방문·전화 상담은 물론 e-메일 등을 통한 원거리 상담도 이뤄진다.
국방취업지원센터의 특징은 구직자 상황에 맞는 단계별 맞춤 취업 지원 시스템을 갖췄다는 것. 지원은 크게 ▶ 전역 전 1년 ▶ 전역 후 1년 ▶ 전역 1년 경과 후의 3단계로 나뉜다. ‘전역 전 1년’은 사회 진출 준비 기간으로 각종 직업교육과 취업 기본 교육을 실시하고 진로 지도 및 컨설팅에 주력한다. 외부 취업·인사전문 컨설팅 회사를 통해 이력서·자기소개서 작성 등 기본기는 물론, 구직자 적성에 맞는 직업 선택을 돕는다.
군 유일의 취업전문기관인 국방취업지원센터.
취업 관련 행사 역시 다양하다. 올 4월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에서 열린 ‘2009 전역(예정) 간부 취업박람회’에는 CJ그룹·㈜효성·㈜쌍용건설·㈜오뚜기 등 주요 대기업과 120여 개 유망 중소기업이 참여해 이 자리에서 436여 명의 군 출신자들이 새 일자리를 얻었다. 구인업체와 구직자가 만나는 ‘구인구직 만남 행사’ ‘유망 창업업체 현장탐방 및 체험’ ‘기업체 인사담당자 초청 간담회’ 등도 수시로 연다.
이 같은 지원을 바탕으로 국방취업지원센터는 설립 일년 만에 729명을 취업시키는 데 성공했다. 2004년부터는 국방취업지원센터를 통한 취업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1225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황인락 센터장은 “전역(예정) 간부들을 한 명이라도 더 취업시키려고 다양한 교육은 물론 취업박람회와 구인구직 만남 행사를 더 자주 할 계획”이라며 “매년 1200명 이상이 취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방취업센터의 도움을 받으려는 하사 이상 전역 예정자는 국방부 훈령에 따라 국방취업전산망(www.mndjob.or.kr)에 구직등록을 해야 한다. 이용 문의는 국방취업지원센터(☎ 02-798-1919)나 군 전화(국방부 900-7233~4).
글=이수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