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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릉마다 '식칼수난'…태조.중종릉 등 잇단 훼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충무공 묘소와 세종.효종릉을 훼손한 무속인 양순자 (楊順子.48) 씨 모자가 태조.중종릉과 퇴계 이황 (李滉) 선생의 묘지에도 식칼과 쇠말뚝을 박은 것으로 드러났다.

충남 아산경찰서는 27일 楊씨의 아들 문대원 (27) 씨가 어머니 楊씨와 함께 지난해 12월 ▶경기도구리시인창동 건원릉 (태조)에 쇠말뚝 10개와 식칼 12개▶서울 강남구삼성동 정릉 (중종) 의 문인석 (文人石) 앞에 식칼 3개를 꽂았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문화재관리국이 조선시대 왕릉을 금속탐지기로 점검한 결과를 통보해와 文씨를 추궁, 자백을 받아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文씨가 경북안동시도산면 이황선생의 묘소도 훼손했다고 진술함에 따라 묘를 확인, 봉분 중앙에 꽃힌 식칼 2개와 쇠말뚝 2개를 찾아냈다.

경찰은 그러나 서울서초구내곡동 헌릉 (태종과 태종비) 의 왕릉과 왕비릉 봉분 중간에서 '갑신년 십이월 이십일생 구자열' 이라는 생년월일과 이름이 새겨진 동판 (길이 66㎝.폭 5㎝.두께 4㎜) 2개를 발견했으나 文씨는 이에 대해 '모르는 일' 이라고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건원릉에서 발견된 식칼과 쇠말뚝은 충무공 묘소 등에서 발견된 것과 모양이 비슷했지만 정릉에서 나온 식칼은 칼날 폭이 2㎝ 이상 좁고 녹이 많이 슬어 있었다.

한편 지난 1월 5일 경기도양주군장흥면일영리 소재 온릉 (중종의 비 단경왕후) 의 봉분 우측 뒷 부분이 가로 40㎝.세로 50㎝.깊이 50㎝ 규모로 파헤쳐져 있고 주변에 깨진 사기조각이 발견돼 경찰이 도굴여부를 수사 중인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대전 = 김방현 기자,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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