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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포기 입학금 수술비로 19세 오강민군의 지극 효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아들의 대학 입학금과 간 (肝) , 그리고 인터넷으로 찾은 의료정보가 아버지의 생명을 구했다.

급성 간경화 증세로 한때 사경을 헤맸던 오영수 (吳榮壽.45) 씨는 26일 서울중앙병원 간이식 병동에서 간기능이 회복돼 곧 퇴원할 수 있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았다.

급성 간염으로 다른 병원에서 치료불가능 판정을 받고 죽음맞을 채비를 하던 吳씨가 목숨을 구할 수 있게 된 것은 큰 아들 강민 (彊珉.19.인천시계양구계산동) 군의 희생과 지혜 덕분이었다.

아버지 吳씨가 증세를 보인 것은 지난 2월 중순. 지난해 봄 접착테이프 대리점이 부도난데다 집마저 경매로 넘어갈 처지여서 치료를 미루다 혼수상태에 빠져 부천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

그러자 올해 고려대 인문학부에 합격한 강민군은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친지로부터 빌린 등록금 2백60만원을 치료비로 내놓았고 곧바로 인터넷으로 간이식 수술을 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컴퓨터를 통해 8개의 병원을 찾아냈고 그 중 3개의 병원을 방문해 진료소견서를 내밀었다.

그 결과 서울중앙병원에서 수술 가능성을 통보받아 지난달 13일 간 절반을 아버지에게 이식하는 12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다.

강민군은 "수천만원에 이르는 병원비 마련을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하고 있는 다른 가족에 비하면 별로 한 일도 없는 셈" 이라고 말했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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