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세희기자에게 물어보세요] 아이를 때려야 화 풀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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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문> 아들 때문에 화가 났을 땐 한없이 때려야만 화가 풀립니다. 아홉살이나 됐는데도 숙제를 안하고 놀기만 해 처음엔 타이르거나 무관심하게 대하다가도 2~3일도 못가 죽도록 때립니다. 아이가 불쌍할 때도 있지만 눈앞에서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여섯살 난 딸은 예쁜데 말입니다 (구리시 주부).

<답> 아이가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라면 아들에 대한 적개심이 크군요. 제 판단으로는 아이가 어머니로부터 학대받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수시로 맞고 자란 아이는 신체적 손상은 물론 정신적 상처도 큽니다.

흔히 문제아로 알려진 품행장애로 발전하거나 우울증에 빠지기도 하고 남을 학대하는 사람이 되기도 하죠. 당장은 동생이나 친구를, 어른이 돼선 아내와 자녀를 괴롭힐 수 있어요. 우선 어머니가 정신과 전문의와 상담해 보길 권합니다.

자신의 의식.무의식 속에서 해결하지 못한 문제점을 찾아 해결해야 돼요. 아이를 때리고 싶은 충동도 억제하게끔 배워야 하고요. 상담을 하다 보면 유독 아들을 미워하는 이유도 알게 될 겁니다.

남편이 싫어서 아들을 미워할 수도 있고, 어릴 때 오빠나 아버지를 증오했던 마음이 아들에게 향할 수도 있어요. 때론 부족한 아이를 통해 자신의 못난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아이가 밉기도 하지요.

감정상태가 불안정하고 대인관계가 나쁜 성격장애가 있으면 만만하고 약자인 아이에게 자신의 분노나 충동을 발산하는 일이 잦아요. 아들도 정신과 의사에게 상담받도록 하세요.

황세희 기자

◇ 상담을 희망하는 내용을 팩스 (02 - 751 - 5627) 로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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