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진 미니홈피 맞아?" - "절대 아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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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질'로 유명인 찾기-.

'싸이질'은 블로그 사이트 싸이월드(www.cyworld.nate.com)를 웹서핑하고 미니 홈피에 글쓰는 일을 말하는 네티즌들 사이 속어다.

▶ 여성월간지 ‘코스모폴리탄’이 아시아를 대표하는 매력적인 몸매의 운동선수로 뽑은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간판 스트라이커 조재진(23)선수. 사진 속의 조 선수는 윗옷을 벗은 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04) 공인구인 로테이루를 오른손으로 들고 있는 모습이다. 복부에는 운동으로 단련된 복근이 속칭 임금 왕(王)자로 깊게 패여 있다. 사진은 지난 5월 말 사진작가인 김한준씨가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스튜디오에서 찍었다고 한다.
[6인의 아테네 매력남 화보보기]

덕분에 올림픽 첫 금메달을 따낸 유도 대표 이원희 선수 미니홈피가 인기절정에 달했다. 심지어 유영철 연쇄살인사건이 보도된 뒤 신문에 나간 유영철의 만 나이까지 활용한 네티즌들의 검색 공세에 동명이인이 급기야 "법없이도 살 유영철입니다"라는 자기소개글을 올린 해프닝도 있었다.

56년만에 올림픽 축구 8강진출 신화를 이룬 주역 조재진 선수도 '싸이질'의 그물망에서 예외는 아니다.

싸이월드에서 조재진, 남자, 81년생으로 검색하면 네 명의 '조재진'이 나온다. 이들의 미니홈피 방문객은 기본 1만명은 거뜬히 넘었다.

심지어 한 조재진 씨는 미니홈피에 "185. 절대미남. 절대 축수선수 아님. 조재진 선수 미니홈피 아님!!!"이라는 문패를 달아놓았다. 방명록에 남겨진 글 수는 200여개인 반면 방문객 수는 1만2000명을 훌쩍 넘긴 것은 네티즌들이 조재진 선수의 홈피인 줄 알고 들어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른 조재진 씨의 홈페이지에서는 방문객이 공방중이다. "조재진 선수 홈피이기를....화이팅!"(박수진), "아닌 것 같은데, (조재진 선수와) 생일이 다르쟎아요."(김미경).

'몸짱' 사진이 걸려있는 카레이서 조재진 씨의 홈피에서는 아예 역정을 내는 방문자도 있다. "축구 선수도 아니면서 왜 인척해요?"(김영란)라고. 조 선수의 홈피인지 아랑곳없이 격려글을 남기는 열성파 네티즌도 있다. "내일 말리랑 축구 경기하는 거 잘하세요. 화이팅. 조재진 오빠를 믿습니다!"(안소연). 여기에 홈페이지 주인은 "나 축구 안해요"라고 답했다.

"형 우리나라 최고의 스트라이커는 형이 쥐고 있어요. 말리전때 두 골만 넣어 주세요"라는 이광구 씨의 정성어린 글은 번지수가 틀리긴 했지만 이번 말리전에서 실현됐다.

싸이월드에 회원가입만 해도 자동으로 본인의 미니홈피가 만들어진다. 따로 관리를 거의 하지 않는 이원희 선수의 미니홈피가 그렇다. 그러나 네티즌들의 애타는 방문에도 불구하고 정작 조재진 선수 본인은 축구에 바빠서인지 싸이월드에 미니홈피가 없다.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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