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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온 여왕] 여왕내외 일정 다른 까닭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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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엘리자베스 여왕은 한국의 교육과 문화거리' '부군인 필립공은 산업.건설현장 방문' . 방한 이틀째인 20일부터 엘리자베스 여왕 내외가 서로 다른 일정을 밟고 있다.

이날 오전 여왕 내외는 서울 당산동 대우자동차 디자인센터를 찾았다.

그런 뒤 따로 자동차를 탔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서울 삼성동 애니드림사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로, 필립공은 서울 구로2공단내 대륭정밀로 발길을 돌렸다.

두 회사 모두 영국과 관련있는 회사다.

점심때 여왕 내외는 한.영 재계회의에 함께 참석한 뒤 여왕은 이화여대와 인사동에 들렀다.

비슷한 시간에 필립공은 상암동 월드컵경기장.가양대교건설 현장을 찾았다.

문화와 경제의 역할분담이 드러나는 스케줄이라는 게 우리 외교통상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영국 여왕은 실질 권한이 없는 '국가 상징' 이기 때문에 사실상 민간외교사절의 총수" 라며 "여왕 내외가 이런 점을 의식해 한국사회와 접촉 폭을 늘리려고 역할을 나눈 것 같다" 고 말했다.

이번 방한일정을 잡을 때 버킹엄궁은 1백여곳의 후보지 가운데 '한국경제의 현장' 을 많이 골랐다.

그곳 방문은 주로 필립공의 스케줄에 넣었다.

21일에도 여왕이 안동 하회마을로 내려갈 때, 필립공은 현대우주항공과 인천국제공항을 가본다.

이 관계자는 "한.영간의 교역.투자가 급증하는 현실을 감안해 우리의 IMF위기 극복과정에 관심을 표명하고 양국간 경협 증진을 간접 촉구하는 의미가 아니겠느냐" 고 풀이했다.

이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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