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회장 '일본 통산성서 조선제휴 양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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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앞으로 2~3년 뒤 저희 회사의 달라진 모습을 지켜봐 주십시오.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모범기업으로 거듭나겠습니다."

19일 김우중 대우회장은 구조조정안을 전격 발표한 뒤 이날 밤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서울언론재단 주최 언론인 초청행사에서 구조조정 경위와 향후 경영방침 등을 털어놓았다.

金회장은 "발표 내용은 지난해 12월 7일 청와대 정.재계 간담회 직후 골격을 잡았다" 면서 "비밀을 유지하면서 합작선을 찾고 협상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 발표가 늦어졌다" 고 설명했다.

지난해 미국 제너럴 모터스 (GM) 로부터 75억달러를 유치해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려 했으나 GM 파업 등으로 차질을 빚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다른 그룹보다 구조조정이 뒤지게 됐다는 것.

그는 "자동차는 미국, 조선은 일본, 상용차 부문은 유럽 등과 전략적 제휴를 적극 추진할 것" 이라고 밝혔다.

대우의 그룹 비전에 대해서는 "무엇보다 우량하고 투명한 기업을 만들어 전문 경영인에게 넘겨주는 게 32년간 기업을 해온 나의 마지막 책무" 라고 말을 맺었다.

이에 앞서 金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남대문로 대우본사 5층 회의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우를 자동차.무역.금융 등 3개 부문을 중심으로 한 자동차 전문기업으로 육성해 나가겠다" 고 밝혔다.

30여분간 시종 차분한 어조로 회견을 한 그는 "구조혁신에 따른 종업원의 신분변화는 절대 없을 것" 이라고 강조했다.

조선을 내놓은 배경에 대해 그는 "지난해 일본 수출입은행 이사가 '모델 케이스로 한.일간 조선업 전략적 제휴를 해봤으면 좋겠다' 고 해 흔쾌히 받아들였으며, 대우중공업 조선부문 매각은 일본 통산성의 양해아래 추진 중" 이라고 말했다.

전략적 제휴 방식과 관련, "대우측이 적은 지분만 갖고 경영권은 넘겨줄 생각" 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오늘 발표 내용은 연내 29조원을 마련키로 한 지난번 재무구조 개선약정안과 다른 것인가.

"그렇다. 이미 알려진 29조원에 오늘 발표한 9조1천원을 추가하겠다는 뜻이다."

- 대우의 해외 신인도에는 문제가 없나.

"해외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다. 지난해말까지 대우는 해외에서 80억달러를 투자했고 지난해 미국에서는 8억달러의 현지 금융을 받아쓰기도 했다. 유럽에서도 리보 금리보다 싸게 돈을 빌리고 있다. 대우 신용에 문제가 있다면 이런 일이 가능하겠는가."

표재용.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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