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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클래식전문 라디오 'BBC3']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영국 BBC에서 유일한 클래식 프로인 '라디오 3' 채널은 최근 신임 국장에 로저 라이트 (42) 를 임명했다.

BBC심포니 오케스트라 프로듀서를 거쳐 도이체 그라모폰 (DG) 부사장,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 감독, 영국음악정보센터 소장을 거친 그의 경력은 영국 음악계에서 '라디오 3' 채널이 차지하는 위치를 충분히 짐작케 한다.

'라디오3' 은 특히 클래식 생중계 방송과 현대음악에 강하다.

영국 전역에서 초연되는 신작을 생중계하는데, 대부분이 BBC가 작곡료를 지불하면서 위촉한 작품들이다.

최근엔 헝가리 태생의 작곡가 게오르규 리게티에게 '피아노 연습곡' 을 위촉했다. '20세기 음악' 특집 프로를 위해서다.

또 1947년부터 매년 7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BBC가 주최하는 프롬스 축제를 매일 생중계해오고 있다.

프로그램도 '금주의 연주가' '명곡' '금주의 작곡가' '런치 타임 콘서트' '실황음악회' 등 다양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밤11시30분부터 매일 30분간 방송되는 '재즈 노트' 도 눈길을 끈다.

'라디오3' 은 5년전부터 전곡 감상보다는 소품과 발췌곡 위주의 '팝 클래식' 을 방송하는 상업채널 '클래식 FM' 의 맹추격에 시달려왔다.

'클래식FM' 이 이미 청취자 5백만명을 확보한데 반해 '라디오 3' 은 2백60만명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청취율을 의식해 프로그램의 수준을 낮춰 대중의 기호에 영합하려는 주변의 유혹을 과감히 뿌리치고 있다.

로저 라이트는 최근 '사운딩' 지와의 인터뷰에서 " '라디오3' 이 한눈을 팔면서 다른 방송을 따라가려고 하는 순간부터 자기 무덤을 파는 것이나 다름없다" 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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