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체조 '부자 만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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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스가하라 나오야(27.일본)가 17일 새벽 아테네 올림픽 기계체조 단체 금메달 시상대에 섰을 때 일본기계체조협회 임원 자격으로 경기장에 선 그의 아버지 스가하라 미쓰오(56)씨는 말을 잊었다. 아들이 이끄는 일본 기계체조 대표팀이 173.821점을 따내 미국.루마니아를 제치고 금메달을 거머쥐었을 때 미쓰오씨는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기 어려웠다. 28년 전 그가 섰던 시상대에 아들이 다시 한번 선 모습은 감격 그 자체였다.

체조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대를 이어 올림픽 금메달을 딴 것은 이들 부자가 처음이다. 아버지 미쓰오는 1968년 멕시코 올림픽부터 76년 몬트리올 올림픽까지 3회 연속 일본에 기계체조 단체전 금메달을 선사한 주인공. 세번의 올림픽에서 그가 가져간 메달은 금 5, 은 1, 동 3개로 모두 9개나 된다. 흥미로운 부분은 지난 11년 동안 나오야를 조련한 니콜라이 안드리아노프(52)코치가 아버지 미쓰오의 강력한 라이벌이었다는 사실. 그런데 안드리아노프에게 나오야를 부탁한 사람은 다름 아닌 미쓰오 자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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