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 지도] 1. 종합운동단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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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중앙일보 NGO 취재팀은 '한국 NGO지도'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종합시민운동 단체에서 시작해 환경.소비자.여성.인권 운동 등 10여 분야별로 매주 1회 소개합니다.

시리즈와 함께 '1시민 1단체 가입.후원운동' 을 한국시민단체협의회와 함께 펼칩니다.

87년 6월항쟁 이후 민주화의 물꼬가 트이면서 대중은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됐다.

'우리 목소리가 더이상 공허한 메아리가 아니다' 는 자각과 함께 시민의 당당한 권리찾기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깨닫게 됐다.

'시민의 시대' 가 열리게 된 것이다.

시민사회는 새로운 사회운동 방식을 요구했고 이 빈 공간을 선점한 단체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실련) 이었다.

89년 설립된 경실련은 '비폭력주의와 정책 대안을 통해 공공 선을 추구한다' 는 새로운 운동 틀을 세웠다.

첫 이슈로 시기적절한 부동산투기 문제를 택했다.

"서경석.유재현.유종성씨 등 주축은 기독교운동 출신이었지만 정책대안 마련을 위해 운동경험이 없던 교수.변호사 등 전문가그룹이 참여, 시민운동에 새로운 전기를 가져왔습니다. " (김승보 정책실장)

이들은 '합리적 진보.양심적 보수' 를 기조삼아 정책에 대한 합법적 비판을 시도했다.

김태동.이근식 교수가 부동산투기 문제를 파헤쳐 스타가 됐고 강철규 교수는 재벌해체론 대신 재벌개혁론을 주창했다.

'경실련식' 시민운동의 한계를 뛰어넘어 보다 시민 속으로 파고드는 '진보적' 색채의 운동방식도 모색됐다.

조희연.김동춘.안경환.한인섭 교수 등 진보파 학자그룹과 박원순.홍성호.차병직 변호사 등 인권변호사 그룹, 여기에 학생운동 출신의 젊은 활동가들이 가세하면서 '참여연대' 라는 시민운동의 또다른 축이 형성됐다.

94년 발족한 참여연대는 이념지향적 운동방식을 지양하고 처음부터 체제내 개혁을 표방했다.

기본권 보장을 위한 소액주주 운동이나 작은권리 찾기, 국민기본생활보장법 제정운동 등이 이런 맥락에서 추진됐다.

이같은 90년대 시민운동은 YMCA.흥사단 등 전통적 시민단체의 인적 자원과 경험을 자양분 삼아 가능할 수 있었다.

YMCA는 일제시대 농촌계몽 운동에서부터 80년대 시민중계실에서 억울한 시민의 호소를 담아내기까지 꾸준히 실천해 왔다.

또 YMCA의 80년대 초 노조.농촌지도자 교육은 노동.농민운동의 씨앗이 됐고 85년 결성된 교사클럽의 교사민주화 선언은 이후 전교조 탄생으로 이어졌다.

시민운동의 저변 확대에는 흥사단도 기여한 바 크다.

54년부터 45년째 계속되고 있는 금요강좌는 자타가 공인하는 시민교육의 대표적 산실. 또 63년 흥사단 아카데미를 설립, 청소년교육에 집중 투자함으로써 시민운동가 양성에도 크게 일조했다.

앞으로는 통일문제에도 역량을 모을 계획이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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