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쓰배 바둑] 유창혁·이성재 8강 진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최강 이창호9단이 일본의 노장 가토 마사오 (加藤正夫) 9단에게 무너져 충격을 안겨줬다.

대신 신예 이성재5단이 또한명의 우승후보인 중국1위 창하오 (常昊) 8단을 꺾고 8강 진출에 성공했으며 유창혁9단도 일본의 고토 순고 (後藤俊午) 9단을 물리치고 뒤를 이었다.

제12회 후지쓰배세계바둑선수권대회는 세계24강이 참가한 가운데 10일 도꾜의 일본기원에서 막을 올렸다.

시드를 받지 못한 16명이 먼저 격돌한1회전에서 이성재5단은 유럽대표인 카타린 타리누2단을 불계로 가볍게 물리쳤으나 서봉수9단은 일본의 구도 노리오 (工藤紀夫) 9단에게 아쉽게도 반집을 져 탈락하고 말았다.

목진석4단도 중국의 왕레이 (王磊) 7단에게 백으로 1집반패. 미국대표로 출전한 차민수4단은 일본의 이시이 신조 (石井新藏) 9단을 물리치고 2회전에 진출했다.

12일 2회전이 열렸다. 시드를 받은 한.중.일의 강자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16강전. 국적별로는 한국인 6명, 중국인 5명, 일본인 5명의 구도였다.

대진추첨이 끝났을 때 전년도 챔피언인 이창호9단과 6회대회 우승자 유창혁9단은 일본의 가토9단과 고토9단을 가볍게 꺾을 것으로 예상됐고 조훈현9단대 고바야시 사토루 (小林覺) 9단, 조치훈9단대 왕레이 (王磊) 7단은 접전으로 분류됐다.

창하오와 만난 이성재5단은 고전 예상. 그러나 결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갔다. 한국기사중 맨먼저 돌을 던진 사람은 이창호9단이었다. 이9단은 가토와 시종 난타전을 벌였는데 '킬러' 라는 별명을 지닌 가토의 한방에 그만 걸려든 것이다.

우울한 한국진영에 이성재5단이 뜻밖의 낭보를 전해왔다. 그는 창하오라는 존재를 전혀 의식하지 않는 활발하고 기세넘치는 포석으로 계속 국세를 압도하여 불계승을 거둔 것이다.

유창혁9단은 백으로 판을 잘 짜 시종 우세를 보인 끝에 5집반을 이겼고 조훈현9단은 자신의 능기인 전투로 고바야시를 몰아붙였으나 침착한 방어막에 걸려 1집반을 지고말았다.

차민수4단은 일본의 이시다 요시오 (石田芳夫) 9단에게 졌고 맨 마지막 판은 예상대로 장고파 조치훈9단이 장식했다. 조치훈은 2년전 중국의 신예 왕레이에게 분루를 삼킨 적이 있으나 이번에 불계로 설욕했다.

한편 중국의 신인왕 치우준 (邱峻) 4단도 대만의 저우준쉰 (周俊勳) 9단을 꺾고 8강에 합류했다.

8강전 대진은 유창혁 - 이시다, 이성재 - 고바야시, 조치훈 - 치우준,가토 - 마샤오춘의 대결. 우승상금 2천만엔의 후지쓰배 8강전은 6월5일 중국의 베이징 (北京)에서 열릴 예정이다.

박치문 전문위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