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자' 보고 또 보는 DJ]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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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이 사람을 쓰는 스타일은 남다르다.

자신이 믿는 사람에 대한 애착이 유별나다.

그러니 아랫사람들이 열과 성을 다하게 마련이다.

동교동 가신들의 충성심은 그런데서 나오는지도 모른다.

사정이 여의치 않아 일시 멀리해도 마냥 버려두지 않는다.

金대통령이 5일 전격 해임으로 논란을 빚었던 최장집 (崔章集) 전 정책기획위원장과 오찬을 함께 했다.

그동안의 노고를 치하하고 추후 국정 개혁에 대한 조언을 당부했다는 후문이다.

崔전위원장의 섭섭함을 풀어주고 거기에서 비롯된 일각의 반발을 차단하려 한 것 같다.

金대통령은 6일엔 현 정부 출범 후 퇴임한 전직 장관들과 오찬을 함께 한다.

박정수 (朴定洙) 전 외교통상. 배순훈 (裵洵勳) 전 정보통신. 김선길 (金善吉) 전 해양수산. 강창희 (姜昌熙) 전 과학기술부장관 등이 초청됐다.

金대통령은 이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표할 예정이라는 전언이다.

사실 대통령 입장에서 퇴임한 사람들을 일일이 챙기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이런 저런 불만스러운 이유로 바꿨기 때문에 만나는 것 자체가 서먹할 수 있다.

김영삼 (金泳三) 전 대통령의 경우는 퇴임 장관들을 거의 챙기지 않았고, 때문에 적잖은 퇴임 장관들이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그것은 곧 정권의 부담으로 돌아왔다.

전임자들과 비교하면 金대통령의 이런 모습은 더 두드러진다.

金대통령은 김태동 (金泰東) 전 정책기획수석도 경질 한달 만에 정책기획위원장으로 재등용했다.

이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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