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교향악축제 9~26일 예술의 전당서 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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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화려한 '음표' 들이 무대에 쏟아지는 교향악 연주회. 가장 작은 몸집으로 가장 높은 소리를 내는 피콜로에서부터 서서 연주해야 할 만큼 몸집이 큰 더블베이스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의 악기들이 빚어내는 '음색의 향연' …. '봄의 교향악' 이 손짓하는 계절, 우면산 기슭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오는 9일부터 26일까지 국내 16개 교향악단이 참가하는 '99 교향악축제' 가 열린다. 올해로 11회째다.

올해는 특히 국내 창작곡 초연에 큰 비중을 두고 있어 더욱 뜻깊은 무대. 유경선 (연세대 대학원) 의 '하늘' , 유진평 (한양대 대학원) 의 '태' 를 학생 공모작으로 선발해 초연하며 국내 창작곡도 대부분 초연이다.

또 부산시향과 서울시향이 각각 윤이상의 '팡파르와 메모리얼' (79년) '화염 속의 천사' (94년) 를 국내 초연하는 것도 특기할만한 대목이다.

이중 95년 도쿄 산토리홀에서 초연된 '화염 속의 천사' 는 과거 민주화투쟁 당시 분신자살한 젊은 영혼들을 추모하는 곡. 소프라노 독창과 여성합창이 가세한다.

지금까지 국내 창작곡은 5~10분 내외의 서곡이나 소품으로 '구색 맞추기' 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던 것에 반해 올해는 25분여 걸리는 협주곡 (김대성의 사물놀이 협주곡 '터벌림' ) 도 포함돼 눈길을 끈다.

또 지휘자 임동수 (대전시향).조신욱 (마산시향) 의 서울 데뷔무대도 관심거리. 많은 인원이 출연하면서도 가장 대중적인 클래식 장르로 자리잡은 교향악 연주회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이번 페스티벌은 입장권 가격을 7천~1만5천원으로 정해 공연장의 문턱을 낮췄다.

하지만 가능한 한 많은 협연자들을 무대에 세우기 위해 '협주적 교향곡 (신포니아 콘체르탄테)' 이나 '2중' '3중' '4중' 협주곡을 택한 것은 청중 동원을 위한 고육지책 같아 씁쓸한 느낌마저 든다.

1명의 협연자가 출연하는 것은 7회 공연 뿐, 16회 공연에 모두 35명의 협연자가 등장한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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