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이 전형 주목하자] 1차는 2~3곳에 집중, 2차는 합격 시 진학할 곳으로 지원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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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 전형이 다가오면 대학과 학과 2~3곳을 선택해 집중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너무 많은 대학에 지원하게 되면 수능 학습에 많은 지장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타당성이 없다.

대학별 구체적 일정 확인은 필수

몇 개 대학에 지원하느냐에 따라 학생들의 집중력이 영향을 받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수시2차는 대부분 수능 이후에 대학별 고사(논술·면접)를 치른다. 2~3곳에 집중하라는 것은 수시1차에나 해당되는 전제다. 수시2차는 여유로운 지원 전략이 필요하다. 합격한다면 충분히 진학할 의사가 있는 곳에 지원하라는 의미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모의고사 성적의 편차가 크게 나타나는데도 자신의 최고점이 최종 수능 성적이 될 수 있다거나 더 성적을 올릴 수 있다고 믿는다. 이 경우 현재 자신의 성적에 대한 객관성을 잃게 된다. 반대로 급격히 떨어진 9월 모의고사 성적에 불안감을 느껴 그동안 생각해보지도 않았던 대학에 지원하려는 수험생도 있다. 모두 바람직한 태도는 아니다.

지원 전략을 세울 때는 수시1차와 2차를 구분해 원칙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대학에 따라 수시1차인데도 수능 이후에 전형이 끝나고, 수시2차인데도 수능 이후 남은 전형이 없는 경우도 있다. 구체적인 일정을 확인해야 한다.

모의 논제 점검 등 맞춤형 전략 세워라

2010학년도 수시 전형의 특징 중 하나는 우선 선발 전형이 확대됐다는 사실이다. 명목상으로는 논술 우선 선발이지만 최저학력기준이 높아 수능 우선 선발에 오히려 가까운 경우도 많다. 일반 전형이 대부분 30대1 이상의 경쟁률을 보인다는 점을 감안하면, 3대1~5대1의 경쟁률을 보이는 우선 선발 전형은 모의고사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전형이다. 상위권일수록 2~3곳 대학에 집중하면서 지원 대학의 모의 논제 등을 세밀하게 점검, 맞춤형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특히 등급제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되는 학생들은 수시 전형에서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학생을 살펴보자.

A학생은 주요 교과 내신 성적을 살펴보면 내신 성적에 비해 수능모의고사 성적이 월등히 좋다. 수능형 혹은 정시형 학생으로 분류하기 쉽다. 하지만 이 학생의 경우 올해 가장 좋은 입시 결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은 연세대나 고려대·성균관대 수시 일반전형에 우선 선발로 진학하는 것이다. A학생처럼 수능 성적이 우수하다면 당연히 2~3곳에 집중해 수시를 준비해야 한다.

모의 수능 중하위권의 지원 전략은 달라야 한다

수험생들은 대개 수시는 정시보다 더 나은 결과를 얻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수능 성적이 상위 누적 백분위로 6%라고 믿고 있다면, 6% 이상의 대학에 수시 지원을 해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실제 학생들의 모의고사 성적은 편차가 크다. 적게는 3%, 많게는 10% 이상 편차가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중하위권 학생일수록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따라서 모의 수능 중하위권 학생의 경우, 수시1차 대학은 자신이 그동안 치른 모의고사 성적의 최고점에 가까운 성적을 기준점으로 삼고, 수시2차 전형은 최악의 성적이 나타날 것까지 고려한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 경우 학생들이 지원해야 할 대학은 성적의 편차만큼이나 많아진다. 매우 짜증스럽고 고통스러울 수 있지만, 이를 인정하고 조금은 여유롭게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한다. 수시 전형에서 많은 원서 작성을 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수시 전형에 지원했다고 해서 수능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일 뿐이다.

청솔학원 CS 교육컨설팅 이사 이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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