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선거운동 마지막날 스케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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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3.30 재.보선의 선거운동 마지막날인 29일 3개 선거구는 시끌벅적했다.

여야 후보 사무실마다 탈법.부정에 대한 제보가 쏟아졌고, 운동원들은 상대 후보의 불법사실을 캐기 위해 분주히 뛰어다녔다.

이런 가운데 후보들은 물론 중앙당 당직자들이 총동원돼 선거구 구석구석을 돌며 막판 표몰이에 열을 올렸다.

◇ 서울 구로을 (국회의원) =각 후보의 선거대책본부엔 상대 후보쪽에서 향응을 제공하고 있다는 제보가 몰렸고, 구로을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를 확인하느라 숨가쁘게 움직였다.

한 음식점에서 제공자가 확인되지 않은 식사를 대접받던 50~60대 아주머니들이 선관위 직원들에게 적발되기도 했고, 국민회의 선거대책본부에 "정체불명의 50대 남자가 '韓후보가 주는 것' 이라고 거짓말하며 만원짜리를 뿌리고 다닌다" 는 연락에 청년당원들이 출동하는 일도 벌어졌다.

후보들은 구로역.신도림역.애경백화점 등 유동층이 많은 곳을 순회하며 저마다 "낙후된 구로경제를 되살리겠다" 고 지지를 호소.

◇ 시흥 (국회의원) =여야가 상대방의 '흑색선전물' '금품살포' 를 감시하면서 고정표 단속에 힘을 쏟았다.

자민련은 박태준 (朴泰俊) 총재 주재로 현지에서 총재단회의를 갖고 "김의재 후보가 10% 내외의 승기 (勝機) 를 잡았다" 고 결론. 자민련은 흑색선전물 차단을 위해 80여명의 기동타격대를 구성, 정왕동.은행동의 대형 아파트단지와 시내 가판대.지하주차장 등을 밤늦게까지 돌아다녔다.

국민회의의 한화갑 (韓和甲) 총무는 호남출신 유권자를 챙긴 뒤 金후보.자민련 김용환 (金龍煥) 수석부총재와 함께 트럭을 타고 다니며 여권공조를 과시. 이회창 (李會昌) 총재.이부영 (李富榮) 총무 등 한나라당 주요 당직자들도 장경우 (張慶宇) 후보와 함께 유세차를 타고 시내를 누볐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측은 자민련의 금품살포를 막는데 주력키로 하고, 5개조 50여명의 기동타격대를 조직해 과림동 자연부락 등을 밤새 감시.

◇ 안양 (시장) =국민회의 이준형 (李俊炯) 후보는 조세형 (趙世衡) 총재권한대행과 박태준 자민련 총재가 참석한 가운데 뉴코아 백화점 앞에서 정당연설회를 갖고 "힘있는 여당후보를 밀어달라" 고 호소. 李후보측은 투표율이 당락을 가르는 중요한 변수로 보고 투표참여를 호소하는 캠페인도 벌였다.

한나라당 신중대 (愼重大) 후보는 새벽 안양 청소년 수련관 방문을 시작으로 노인정.경찰서.공공근로사업장 등을 닥치는대로 찾은데 이어 세차례의 정당연설회와 길거리 유세를 전개. 愼후보는 "나같은 행정가를 뽑아야 한다" 는 행정시장론을 폈고, 이회창 총재는 3개 시장을 누비며 지원.

◇ 선관위 = 재.보선이 과열되면서 선관위가 중립.공정성 시비에 휘말려 곤욕을 치르고 있다.

중앙선관위 이용훈 (李容勳) 위원장은 29일 권익현 (權翊鉉).박관용 (朴寬用) 부총재 등 한나라당 의원 10여명의 항의방문을 받았다.

이들은 "선관위가 안양에서 국민회의 사랑방좌담회 관련 불법증거를 은폐했다" 고 항의했다.

국민회의측에서도 "단속반원이 여당쪽에 더 많이 배치돼 편파적으로 단속하고 있다" (김옥두 의원) 는 등 불만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선관위 관계자는 "열심히 하려다 보니 생긴 오해일 뿐" 이라며 "정당들이 선관위를 이용해 정치공세를 펴고 있다" 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시흥 = 최훈.유광종, 구로 = 이상렬, 안양 = 서승욱.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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