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발칸]세르비아-알바니아군 교전 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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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유고공습은 유럽의 화약고 발칸반도에 다시 불을 붙였다.

세계는 이 사태가 '제2의 발칸분쟁' 으로 확산될까 우려하고 있다.

이는 자칫 3차 세계대전을 유발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25일 벌어진 세르비아군과 알바니아군간의 교전은 이같은 우려를 확산시키고 있다.

판델리 마이코 알바니아 총리가 24일 "유고공습을 위해 필요하다면 알바니아의 모든 시설을 제공할 용의가 있다" 고 밝힌지 하루만이다.

세르비아군은 이날 알바니아 접경지대에서 박격포와 자동화기를 발사했다.

이로 인해 알바니아군 부대장이 부상하고 가옥이 불탔으며 알바니아군도 대응사격을 가했다.

알바니아는 세르비아내의 알바니아계 게릴라인 코소보해방군 (KLA)에 거점을 제공하는 등 지원을 해왔다.

알바니아가 더 깊이 개입할 경우 분쟁은 터키와 그리스로까지 번질 수 있다.

이슬람국인 터키는 이슬람이 다수인 알바니아계를 지원한다는 명분을 내세울 수 있다.

이는 터키와 앙숙인데다 세르비아와 같은 그리스정교권인 그리스의 참전 가능성을 높여준다.

또한 밀로셰비치에 밀려 숨을 죽이고 있는 옛 유고연방 소속의 슬로베니아.크로아티아.보스니아 - 헤르체고비나에서 세르비아계와의 민족분쟁이 재연될 수도 있다.

물론 이같은 시나리오가 당장 현실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하지만 1914년 사라예보의 총성이 세계대전을 촉발시킨 상황이 재연되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다.

이훈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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