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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플루 확산 가속 … 6184명 감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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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녹십자가 만든 신종 플루 백신 임상시험이 7일 시작된 가운데 고려대 구로병원에서 참여자에게 주사를 놓고 있다. 이날 병원 세 곳에서 120여 명이 백신 주사를 맞았다. 주사 맞은 사람에게 부분적인 통증은 있었지만 심각한 부작용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사진공동취재단]

신종 플루(인플루엔자 A/H1N1)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70대 남성 환자가 7일 숨졌다. 이 환자는 의료 기관에서 실시한 역학 조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으나 재검사에서 음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드러나 보건 당국이 감염 여부를 조사 중이다. 보건 당국의 역학 조사 결과 신종 플루 환자로 밝혀지면 이 환자는 다섯 번째 사망자가 된다.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수도권에 거주하는 78세 남성이 전립선암과 고혈압·당뇨·폐부종 등 기저 질환을 앓다 숨졌다”면서 “이 사망자가 신종 플루에 감염됐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지난달 31일 입원 중인 병원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뒤 병원 측에 의해 재검사가 이뤄졌다. 당시 이 병원에서 위양성(가짜 양성) 환자가 나온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환자는 음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책본부 관계자는 “이 남성에 대한 타미플루 투약은 31일 두 번째 검체 채취 뒤 이뤄져 항바이러스제가 검사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정밀조사를 거쳐야 최종적으로 음성인지, 양성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신종 플루 환자 수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행정안전부 재난위기상황실에 따르면 7일 현재 신종 플루 확진환자는 6184명이었다. 지난달 30일 4235명에 비해 1949명이 늘어난 것이다. 8일 만에 확진환자가 2000명 가까이 늘어난 것인데, 이는 5월 환자 집계 이후 증가 폭이 가장 크다. 그동안 환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때는 8월 23~30일로 1122명이 증가했었다. 질병관리본부 권준욱 전염병관리과장은 “실제로 환자가 늘어났는지 민간 의료기관에서 보건소로 보고하는 건수가 늘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체 환자 중 1명은 뇌사 상태에 빠졌다. 입원 환자는 21명으로 4일 8명보다 크게 늘었다. 전체 환자의 절반가량은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지자체에서 신종 플루 확산을 막기 위해 7일까지 가을 축제와 국제행사 등 158건을 취소 또는 연기한 것으로 집계됐다.

행정안전부는 8일 보건복지가족부·교육과학부, 16개 시·도 관계자와 함께 대책회의를 열어 신종 플루 확산 방지 대책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설치 방안, 추석 연휴와 수능 대비책을 협의한다.

녹십자가 만든 신종 플루 백신 임상시험이 7일 고려대 구로병원 등 3개 병원에서 시작됐다. 65세 이상 노인 240명을 포함해 성인 480명을 대상으로 9일까지 1차 접종을 마칠 예정이다. 임상시험 참가자들은 1차 접종한 뒤 3주가 지나 2차 접종을 할 예정이다. 1차 접종에서 항체가 충분히 형성될 경우 2차 접종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신종 플루 백신 임상시험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11월부터 예방 접종이 가능할 전망이다.  

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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