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제주 자연·인프라 캠퍼스 입지로 훌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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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제주도는 천혜의 아름다움과 함께 주변에 인구 500만~1000만명의 한국.중국.일본 도시 20여개가 있어 접근성도 좋고 발전 가능성도 크다고 봅니다."

16일 김태환 제주지사와 제주 캠퍼스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에 서명한 미국 조지워싱턴대 스티븐 조엘 트락텐버그 총장은 제주도를 해외 캠퍼스 후보지로 선정한 배경을 이같이 밝혔다.

그는 "9.11 테러 이후 외국인의 미국 유학이 줄어들면서 미국 대학들은 해외 캠퍼스 설립 등에 적극적"이라며 "우리 대학도 4년 전부터 중국.중동 등을 대상으로 후보지를 물색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제주도가 적극적으로 제안을 해왔고, 이번에 직접 방문해 보니 기후와 인프라가 좋아 후보지로 적당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는 얘기다.

하지만 트락텐버그 총장은 "양해각서 체결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캠퍼스 설립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강조했다. 동문들 사이에 해외 캠퍼스가 설립되면 "학위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고, 보수적 성향의 교수들도 반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그는 "대학 이사회.교수회의.동문회.학생회 등에 양해각서 내용과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을 전달해 동의를 구하고 양해각서가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제주 캠퍼스가 설립되면 학생 수 1500~5000명 규모로 운영할 방침이라는 트락텐버그 총장은 "기후가 좋은 제주의 강점을 활용해 은퇴한 저명 교수를 채용해 수준 높은 교육을 실시할 것이며, 관광 분야를 중심으로 교육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마드리드에 캠퍼스를 운영 중이지만 규모가 적어 제주 캠퍼스가 설립되면 최초의 해외 캠퍼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락텐버그 총장은 "초대 대통령 이승만, 선각자 서재필 등 우리 대학을 졸업한 한국인이 1000여명이나 된다"면서 한국과 조지워싱턴대와의 인연을 강조했다.

뉴욕 브루클린 출신인 그는 1988년 조지워싱턴대 총장에 취임했으며, 현재 워싱턴 D.C. 상공회의소 회장, 원자력에너지위원회 변호사 등을 겸하고 있다.

이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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