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선배와의대화] “엄친아·엄친딸이 아니면 어때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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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석 프로덕트 매니저가 지난달 28일 서울 역삼동 구글 코리아 사무실에서 자신의 취업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지난달 28일 서울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 22층의 구글코리아 사무실.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하얀색 바탕의 벽면 곳곳에 매달려 있는 원색의 구글 로고들이 눈에 띄었다. 입구 정면의 안내 데스크 좌측 대형 모니터에는 구글 어스가 떠 있다. 복도를 따라 들어서자 당구대를 비롯한 형형색색의 놀이기구가 있는 널찍한 카페테리아가 보인다. 카페테리아 한쪽에는 직원들을 위해 과자와 아이스크림 등 먹을거리 진열장이 있다. 진열장 바로 앞에는 뷔페 음식들이 차려져 있다. 평소에도 이 회사는 직원들에게 무료로 점심 식사를 제공한다고 했다. 언뜻 대학교 동아리방이나 놀이터를 연상케 하는 이곳은 전 세계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 중 하나인 구글코리아 사무실의 모습이다. 이날 구글코리아와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가 취업을 앞둔 대학생 100여 명을 초청해 구글코리아를 소개하는 ‘구글 나이트’ 행사가 열렸다. 구글 나이트는 이 회사 직원들이 직접 취업 준비생들을 초청해 회사를 소개하고 취업 노하우 등을 알려주기 위한 자리다.

카페테리아에서 간단한 몸풀기 게임이 끝난 다음 이 회사 프로덕트 매니저(PM)인 노정석씨가 ‘미침’을 주제로 취업 준비생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국내 제1호 해커인 노씨는 보안업체인 인젠과 태터엔컴퍼니라는 국내 대표 블로그 회사를 만든 인물이다. 지난해 구글코리아가 그의 회사를 인수하면서 구글에 합류했다.

그는 자신을 “3번의 창업과 3번의 대기업 재직 경험을 가진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학생들에게 “지금 행복한가?”라고 물었다.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공부도 하고 취업도 하는 건데, 행복하지 않은 일을 하면서 인생을 참고 사는 경우가 제 주변에도 참 많다”고도 했다. 정말 행복하려면 좋아하는 일을 찾아 여기에 매진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직장인은 그러지 못하다는 것이다.

노씨는 “행복하려면 먼저 자기 자신에게 솔직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들 눈에 그럴듯해 보이는 직장을 선택하기보다는 자기 자신이 원하는 직장을 선택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엄친아’ ‘엄친딸’이 아니면 어떠냐. 남들이 된다고 하는 일이 꼭 그렇게 되는 것도 아니고, 안 된다고 해서 반드시 안 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좋아하는 일에 빠져 11년 동안이나 대학에 다녔고 해킹 사건으로 구치소에 갔었던 자신의 과거를 소개했다. 그는 “그때 사람들은 내 인생을 두고 모두 끝났다고 했다. 하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니 결국 금전적인 보상도 얻고 어느 정도 성공도 이루었다”고 말했다.

노씨는 도전하는 삶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카레이싱 경주에서 우승하는 레이서는 머리로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라 일단 극한상황에 자신을 던져 넣는 레이서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설령 가랑이가 찢어지는 아픔이 있더라도 스스로 ‘나는 뱁새니까’ 하고 포기하기보다는 황새를 계속 쫓아야 한다. 뱁새라도 계속 황새를 따라 다리를 찢다 보면 다리도 길어지고 상처도 아물기 마련이니까.”

강연 후 참석자들은 구글코리아 직원들과 함께 사무실을 돌아봤다. 강신애(충남대 06학번)씨는 “평소 외국계 기업에 관심이 많았고, 취업 정보를 얻기 위해 구글 나이트에 참석했다”며 “실제 구글러들과 얘기를 하고 사무실을 둘러보니 꼭 여기에 입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 취업 선배와의 대화에 오세요.

- 8일 오후 4시30분 한독약품 인사팀 이효상 대리

- 15일 오후 4시30분 닥터온 이병일 대표

- 장소는 서울 신수동 서강대학교 학생회관 301호. 참고: joins.incrui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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