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 美대북조정관, 입양한 한국계 맏손자와 방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미국의 새 대북정책을 가다듬고 있는 윌리엄 페리 (72.전 국방장관) 조정관이 25일 한국계 입양아인 맏손자 마이클 (14.본명 이성욱) 등 가족들과 함께 한국을 방문한다.

다음달 미 의회.행정부에 보고서를 내기 위해 막바지 작업을 벌이고 있는 페리 조정관은 외교통상부 등에 "이번 방문은 완전히 개인적 성격 (학술회의 참석)" 이라며 일행이 누구인지조차 알리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평소 끔찍하게 사랑해 왔던 마이클을 동반하는 사실만은 숨기지 않았다.

그는 참석할 '대북정책 국제 학술회의' (한국정치학회.한미우호협회 주최) 와 별도로 마이클을 위한 지방 방문 일정을 잡아두고 있다.

학술회의는 26~27일이지만 페리 일가는 5일간 한국에 머무른다.

페리 조정관은 지난 84년 아들 데이비드 (50.조지 워싱턴대 약대 교수)가 입양한 마이클에게 유별난 '할아버지 사랑' 을 보여왔다.

당시 국방차관이었던 페리는 일본 출장길에 일부러 서울에 들러 입양이 결정된 8개월짜리 맏손자를 안고 갔었다.

3년 뒤 아들 부부가 리사 (11) 를 낳고도 그는 마이클을 데리고 여행을 다니거나 크리스마스 선물을 꼬박꼬박 챙겨주는 등 특별한 사랑을 보였다.

학술회의 관계자들은 페리 조정관이 이번에 가족 동반을 요구한 것이 마이클에게 한국 문화를 경험할 기회를 주려는 배려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풀이했다.

이양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